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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 독일을 가다 4.끝] '난민 포용' 시민들의 자원봉사가 구심점

Los Angeles

2017.09.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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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200명 뽑는데 800명 몰려
자원봉사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정부·기업·자원봉사 함께 나서
2011년부터 연방자원봉사제 운영
개신교의 '디아코니' 가치 원동력
시민들 자발적 종교세 7% 납부해
독일 전역 3만 개 이상 시설 운영
개신교인 12만 명 난민 자원봉사


독일은 현재 유럽 최대의 난민 수용 국가다.

물론 정부의 주도로만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포용의 토양은 '시민 사회'에 있다. 독일인에게 자원봉사는 일상과 매우 밀접한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봉사에 대한 선진적 시민의식은 독일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복지 국가로 발돋움하는 근간으로 작용한다.

난민 대부분은 독일을 종착지로 삼는다.

끊임없이 난민이 유입되고 있지만 독일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책정해 이들을 돕고 있다.

구심점은 독일이 지난 2011년부터 시행중인 '연방자원봉사제도'다. 이는 독일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5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자발적 사회봉사 제도(Freiwilliges Soziales Jahr)'를 보완한 것으로 자원봉사의 참여를 젊은층에 국한하지 않고 범위를 전 연령대로 확대한 것이다.

한미순 박사(베를린기독교대학)는 "한 예로 내가 살고 있는 베를린 내 스테크리츠 지역에서 난민을 돕기 위해 2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무려 800명이 신청을 할 정도"라며 "독일에서는 자원봉사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정도로 독일인은 자원봉사 활동에 여가시간을 할애한다"고 말했다.

본지가 방문했던 베를린 시내 난민 보호시설인 '기에르소(Gierso)'의 운영 체계를 보면 독일이 어떤 식으로 난민을 돕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본지 8월30일자 a-4면>

이 시설은 독일 정부가 운영 지원금을 조달하고 민간기업이 시설을 운영한다. 또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일하며 난민들에 대한 관리, 교육, 상담 등을 담당한다. 즉, 정부와 비영리 민간복지단체, 영리 목적의 기업, 자원봉사가 함께 힘을 모아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체계적으로 돌보고 있는 셈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비단 난민뿐 아니라 생활 체육, 노인 문제, 청소년 이슈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무려 독일 인구(총 8400만 명) 중 2300만 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 또는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원봉사 참여 이면에는 기독교의 힘이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 참여를 통한 종교적 자원봉사 시스템을 지탱하는 건 '디아코니(Diakonie)'의 가치다.

현재 독일에는 6대 비영리 복지 재단들(디아코니.카리타스연합.노동자복지회.독일복지단체총연합협회.독일적십자.유대인중앙복지회)이 있다.

그 중 개신교 중심의 봉사회인 '디아코니'와 가톨릭 계열의 '카리타스연합'이 가장 규모가 크다.

디아코니는 독일개신교협의회(EKD)에 속해 있는데 독일 전역에 3만 개 이상의 시설이 흩어져 각종 복지 서비스를 위한 자원봉사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순 박사는 "현재 난민 사역에만 디아코니를 통해 자원봉사를 하는 개신교인이 무려 12만 명, 교회는 1만4000개가 동참하고 있다"며 "독일인들은 정기적으로 교회 출석은 안 해도 기독교적 가치관을 삶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데 현재 개신교와 가톨릭교회가 돌보고 있는 난민만 20만 명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난민보호시설 '기에르소'의 수아다 돌로바치 디렉터는 "난민 시설이 들어선 이후 지역 사회 시민들, 청소년 등 자원봉사 신청은 계속되고 있다"며 "난민 지원이 가능한 것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속 와서 독일어 교육도 시켜주고 각종 봉사에 적극 참여해주기 때문인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디아코니란
독일어로 봉사와 헌신을 뜻하는 단어다. 그리스어 '디아코니아'에서 파생됐다. 독일 내 장애인 시설의 절반 이상, 유치원 4개 중 1개, 병원 10개 중 1개는 독일개신교협회 디아코니에 의해 운영될 정도로 독일의 복지 시스템을 지탱하는 힘이다. 최근 독일개신교협의회(EKD)는 디아코니를 통해 난민 사역을 펼치는데 무려 3600만 유로(약 42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독일 개신교는 크게 독일개신교협의회(EKD)와 자유교회(Freikirche)로 나뉜다. EKD는 현재 독일 전체 인구 중 2227만 명이 등록돼 있으며 이들은 국가에 종교세(본인 수입의 7%)를 자발적으로 납부하고 있다. 이 세금은 목회자 봉급 및 교회 운영비 등으로 쓰인다. 자유교회의 경우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생 또는 자립 형태로 운영되는데 독일 내 한인교회 같은 경우가 자유교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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