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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기아 퇴치 나선 '콩박사' 권순영씨 '콩 심은데 희망 열려요'

Los Angeles

2008.04.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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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에 두유공장 완공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완공된 두유 생산설비공장을 가잔파르 총리가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권순영 박사.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완공된 두유 생산설비공장을 가잔파르 총리가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권순영 박사.

'양귀비를 뽑고 콩 심는 남자'.

30여 년째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아프가니스탄에 5년째 콩을 심어 기아 퇴치에 앞장 서고 있는 한인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콩박사'라고 불리는 권순영 박사(사진.패서디나 거주).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네슬리에서 의료 영양식품 개발 책임자로 근무하던 그가 아프간의 기아 현실에 눈뜨게 된 건 지난 2003년 5월. 미군의 아프간 공습이 끝난 직후였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5살 미만 아동 사망과 부녀자 출산 중 사망률이 세계 최고인 이유가 바로 영양실조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어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심자"라는 그의 제안을 아프간 당국이 받아들이면서 콩 재배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음성적인 마약 재배를 막을 수 있다는 정부의 계산과도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아프간에선 한 번도 콩을 심어본 적이 없다는 것.

권 박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2004년 처음으로 콩 실험 재배에 성공했고 2005년에는 당국과 공동으로 12개 주로 확산하게 됐다.

2007년에는 1000톤의 두유콩 생산에 성공했고 올해는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생산량을 기대하고 있다. 4월초에는 수도 카불에 3000여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두유생산시설도 완공하는 결실도 맺게 됐다.

아프간의 콩 생산이 궤도에 오르게 되자 권 박사는 1년 5주간의 휴가로는 도저히 일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권 박사는 "굶주려 죽어가던 사람을 살리는 일에 큰 의미를 얻었다"며 "아내와 고민 끝에 23년간 근무해오던 네슬리사를 조기은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도 기아퇴치까지는 머나먼 길"이라며 "콩 재배가 확산 될 수 있도록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 문의: (626) 744-0270

최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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