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32)의 사전엔 '포기'란 없었다. 두 달 전 받은 무릎 수술의 후유증으로 왼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우즈는 5일간 91홀 연장 승부를 강행했고 마침내 US오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타이거 우즈가 16일 무릎 부상을 극복하고 따낸 US오픈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AP>
16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골프장(파71.7643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08회 US오픈은 우즈의 투혼과 승부사적 기질이 돋보인 한 편의 드라마였다. 우즈와 끝까지 명승부를 연출한 노장 라코 미디에이트(45)조차 우즈를 '괴물'이란 말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을 정도로 승리를 향한 우즈의 집념은 대단했다.
샷을 할 때마다 다리가 휘청이고 고통으로 인한 신음이 절로 터져 나왔지만 우즈는 점점 더 강해졌다.
무릎 통증으로 샷이 빗나가고 성적마저 처지면서 '기권'이란 단어가 떠오를 때면 '마법의 샷'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3라운드 13번홀(파5)의 66피트 롱 이글 퍼트와 17번홀(파5)의 칩 인 버디 그리고 18번홀(파5) 40피트 역전 이글은 '불가능은 없다'란 우즈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1타차 패색이 짙던 4라운드 18번홀 12피트 버디는 라이가 고르지 못하고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 이뤄낸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우즈는 1타 뒤진 플레이오프 18번홀에서도 집념을 발휘, 버디로 동타를 만들었고 108년 역사에 3번 밖에 없었던 서든데스에서 마침내 미디에이트를 따돌리고 포효하는 호랑이 기질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