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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아프간 양귀비 농민, 6살 딸로 빚 갚아

Los Angeles

2008.06.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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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양귀비 재배 금지 조치는 마약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있지만 재배 농민들을 빈곤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아프간의 양귀비 산지인 난가르하르주(州)의 경우 지난 2000년이후 3번째로 양귀비 재배를 금지했다며 지역 농민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방송은 그러나 양귀비 재배는 반짝 중단됐다가는 곧 재개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금지 때마다 대처 수단이 없었던 빈곤층 농민들만 더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주마 칸(가명)이라는 농민의 경우 이미 두 딸을 빚 대신 넘겨준 데 이어 최근에는 6살인 막내 딸마저 2000달러의 부채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채권자의 아들과 약혼시킨 사례에 속한다. 지역 관습상 신부 측이 신랑 측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은행도 없는 산골마을에서 현금처럼 사용돼온 양귀비를 재배할 수 없게 된 만큼 별 도리가 없었다는 게 칸의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양귀비 재배 금지에 대한 보답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전혀 지원이 없는 점도 농민들의 불만을 사는 한편 양귀비 재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양귀비 재배가 아프간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츤 만큼 땅이 없는 농민으로서는 이는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양귀비를 재배하더라도 농민들은 이익의 소량만을 차지할 뿐이며 대부분의 이익은 탈레반 저항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하거나 정부의 부패만을 조장한다고 BBC는 전했다. 흰 턱수염과 깊이 패인 주름살로 실제보다 훨씬 나이들어 보이는 칸은 6살난 딸을 약혼시킨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문을 두드리는 빚쟁이들 때문에 마을에서 난처한 일이 진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추산에 따르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규모는 현재 전 세계 재배량의 90% 이상이며 최근 수년간 재배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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