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반목을 거듭하며 최근엔 이란의 핵개발 문제로 전쟁까지 언급해온 미국과 이란이 급속히 화해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 미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이익대표부를 개설하는 방안을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외교 공관을 개설하는 것은 30년 만이다. 미국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와중에 촉발된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 사건 이후 이란에 공관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란 이익대표부 설치 계획은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군 훈련에 이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이익대표부 설치 계획은 임기 내내 이란에 강경하게 대응해온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에서 '획기적인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무부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란과 유럽연합(EU) 간 핵협상에 윌리엄 번즈 국무부 정무차관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에게 번즈 차관을 협상에 보낼 것을 얘기했으며 정부내 강경파에 맞서 협상파들의 입지가 더 강화될 것인지도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비확산 전문가인 조지프 시린시온 '플라우셰어스 펀드' 소장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지난 2006년 북한과 대화에 나섰던 것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몇년간 온건파가 북한 문제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이란 문제에 있어서도 온건파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