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맺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서 자신과 연결고리를 찾을 때 브랜드에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범람하는 광고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제품을 산다기 보다는 브랜드를 구입하는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수 천 수 만개의 브랜드 중 한 기업의 브랜드를 소비자에 각인시킬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USC 경영학과의 박충환 교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감성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랜드를 알리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듭니다. 자본이 충분하다면 광고를 많이 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 뿐 아니라 남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줘야 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얘기하기 보다는 남이 얘기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남이 얘기해 주기 위해서는 먼저 얘기의 '소재'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능적인 혜택이 필요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수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얘기를 하고자하는 동기를 부여해줘야 합니다. 바로 감성적인 연결고리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감성적인 측면이 쉽게 간과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기능적인 면에서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고 감성적으로 고객과 가까운 브랜드가 돼야 정말 강력한 브랜드라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인 셈이다.
"기능적인 차별화도 좋지만 감성적인 면에서 소비자와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선 기능적인 면에 머무르지 말고 감성적인 면까지 브랜드의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 교수는 나이키 애플 코카콜라 등을 소위 '강한' 브랜드로 꼽았다.
"나이키 제품의 성능 애플의 독특한 디자인 코카콜라의 맛은 모두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하기 힘든 기능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들이 우수한 이유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 감성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나이키가 'Just do it'(일단 해봐)을 외치면서 소비자들의 잠재력을 일깨워주고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극대화시키면서 동기부여를 제공합니다. 고객과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지요."
한국의 경우 다시다가 천연 조미료라는 기능적인 혜택을 넘어서 '고향의 맛 어미니의 손 맛'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 각인시키고 초코파이 역시 '가격이 싸고 맛있다'라는 기능적인 혜택과 함께 초코파이를 줌으로서 '정을 나눈다'라는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LA한인사회의 경우 소위 'K타운'으로 불리는 LA한인타운이 일종의 '브랜드' 역할을 하고 있고 말했다.
"기능적인 면에서 K타운이 주류 고객들에 다른 소수계 타운에 비해 어떤 혜택을 주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독특함을 가지고 차별화되고 있는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박 교수는 "마케팅은 결국 브랜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브랜드가 없는 마케팅은 실체가 없다"고 말했다.
USC 경영학과 박충환 교수는.
USC 마샬 비즈니스 스쿨의 박충환 교수는 현재 삼성물산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한국에 머물며 삼성전자, 삼성경제연구소, 풀무원, 대웅제약, 오뚜기 등의 마케팅 자문을 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마케팅 분야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박 교수는 서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교수가 1986년 제자들과 함께 공동연구해 발표한 ‘브랜드 컨셉 앤드 이미지 매니지먼트’라는 논문이 미국 경영학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케팅’에 실리고 최우수 논문상을 받으면서 박 교수는 브랜드 연구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게 된다.
그는 캔자스 주립대, UCLA, 피츠버그대 등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1997년 USC의 마샬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로 오게 됐다. 지금은 USC 글로벌 브랜딩 센터의 디렉터를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