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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7가] 라미레스와 맥코트 구단주

Los Angeles

2008.08.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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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겸/스포츠부장
'여기도 매니 저기도 매니'. LA가 온통 매니 라미레스(36) 이야기 뿐입니다. 신문.방송.인터넷이 연일 도배질을 하고 다저스타디움에서는 그의 이름만 들립니다.

트레이드 마감 직전 극적으로 그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다저스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적 3경기서 연이틀 홈런을 포함해 13타수 8안타 5타점을 뿜어낸 무시무시한 화력 덕분에 조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다시 1경기로 좁혔습니다. 뿐만아니라 흥행도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평균 관중 5만4252명. 다저스가 3경기 연속 5만 관중을 기록한 것은 3개월만에 처음입니다.

다저스의 라미레스 영입은 '식은 죽 먹기'요 횡재였습니다. 보스턴이 남은 연봉 700만 달러를 모두 부담하는데다 어느 팀이나 탐내는 젊은 트리오(맷 켐프 제임스 로니 안드레 이디어)를 한명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 토리 감독도 "그런 선수를 얻는다면 어떤 감독이 마다하겠느냐"고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 있습니다.

투수 교체 때 그라운드를 벗어나 셀룰라폰을 걸지 않나 중계 플레이되는 공을 중간에서 다이빙캐치해 장내 홈런을 만들어주지 않나 팀에 대한 불만 때문에 멀쩡한 무릎이 아프다면서 경기를 보이콧하는 등 갖가지 기행에 넌더리가 난 보스턴이 '참을만큼 참았다'며 내친 그의 남은 계약 기간입니다.

그는 트레이드되면서 내년과 내후년에 걸려 있는 구단의 옵션을 없애버렸습니다. 자유계약선수가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시급한 다저스는 웬떡이냐며 데려왔지만 쓸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3개월입니다.

LA 언론은 그러면 어떠냐 공짜로 데려와 플레이오프 때까지만 써도 남는 장사라고 합니다. 아예 떠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말썽없이 열심히 운동만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친절하게도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는 조언까지 덧붙여서 말입니다.

보스턴에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망나니 취급을 받았지만 LA에 와서는 예측불허의 행태가 최고의 연예인 기질로 둔갑하여 할리우드 진출도 노려볼만하다는 극찬으로 바뀌었습니다.

라미레스는 스프링캠프에서 숙박비를 아끼려 호텔이 아닌 '인(Inn)'에서 잘 정도로 돈에 관해서도 최고의 해결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스턴과 갖은 기행으로 마찰을 일으키고 트레이드의 전제조건으로 구단 옵션의 삭제를 내세운 것도 다시 한번 억소리가 나는 계약을 노려서입니다. 그의 뒤에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다저스 구단주 프랭크 맥코트 또한 돈에 관한 한 전문가입니다. 얼마전 클리블랜드에서 C.C 사바시아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을 때 다저스 내부에서 시즌 후 FA가 되는 비싼 몸값 때문에 결코 그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였습니다.

당장 다저스의 성적도 그렇지만 비슷한 두 사람이 시즌 후 보일 행보도 흥미롭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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