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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영화] 광기 어린 살인의 추억

Los Angeles

2008.08.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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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Shining)
영화 '샤이닝'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시계 태엽 오렌지' 등으로 유명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공포 소설의 대가인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 잭(잭 니콜슨)과 그의 가족이 갑자기 쏟아진 폭설 때문에 묶고있던 오버룩 호텔의 겨울 관리인으로 고용된다.

잭은 이때부터 아내 웬디(셜리 두발)와 아들 대니(대니 로이드)를 데리고 텅 빈 호텔에 머물기 시작한다.

그러나 고립된 생활 속에서 그는 점점 미쳐가고 초능력이 있는 아들 대니는 호텔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이 있다는 걸 눈치챈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히 미쳐버린 잭은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고 도끼를 휘둘러대면서 가족들의 탈출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기약없이 한 호텔에서 머무르던 중 과거에 호텔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악령에 휘말리면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다루었다. 영화의 큰 특징은 다양한 연출 기법이다.

카메라 워크 음악 배열 편집 색상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게 계산된 듯이 적절하게 배치가 이루어져 있다. 또 뛰어난 편집기술을 동원해 장면장면 잘 조화를 이뤘다. 끝 장면에 등장하는 눈 쌓인 미로 같은 공간과 그 위로 반사되는 조명 그를 따라서 길게 움직이는 이동 씬 또한 압권이다.

그러나 영화의 진짜 백미는 그 안에 숨겨진 끔찍한 인디언 전설과 그것을 해학적으로 풀이해낸 감독의 뛰어난 역량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이 호텔은 예전 인디언 무덤이었다'라는 운을 띄우면서 미국이 자행한 인디언 학살을 예시한다. 그리고 호텔을 지을 당시 인디언 무덤을 밀어버리고 호텔을 세운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인디언들의 저항과 대량학살을 지배인과 잭의 대화를 통해 설명한다.

주인공 잭이 왜 미쳐가는지에 대한 이유 또한 인디언 학살에 대한 책임의 연장선이다. 잭에게 가족을 죽이라고 부추기는 악령 또한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 자행한 끔찍한 학살에 대한 재구현이다.

즉 잭이 청교도이고 인디언은 가족이다. 큐브릭 감독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섬뜩한 서스펜스를 담아 스크린에 옮겨낸 명작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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