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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학생에 돈 준다'…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 정책 논란

Los Angeles

2008.08.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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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교육에 개혁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계인 미셸 리(사진) 워싱턴 D.C. 교육감이 중학생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성실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금을 나눠주기로 해 찬반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리 교육감은 오는 10월부터 중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지각없이 개근하고 숙제를 제출하며 예의를 갖추고 높은 성적를 올릴 때마다 점수를 부과해 1점당 2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한 명당 한 달에 최대 50점까지 얻을 수 있으며 이 경우 100달러를 받게 된다.

이 제도는 14개 중학교 학생 3000명에게 적용되며 현금은 2주에 한 번씩 정해진 은행 계좌로 입금된다.

워싱턴 교육 당국은 성실하지 못하거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에게 방과후 학습 교정 교실 여름학교 정학 등의 조치를 내렸지만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리 교육감은 "혁신적인 중재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면서 "특별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 제도 시행을 위해 최대 270만달러가 별도 예산으로 책정돼 있다.

아드리안 펜티 시장도 학교 관료들에게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도 학생을 다루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왜 학생들에게 현금을 직접 주지 못하겠는가"라며 이 제도를 지지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격려금 제도는 앨라배마 아칸소 코네티컷 켄터키 버지니아주에서 실시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고질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납득 가능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학생이 학교에 가는 대가로 돈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디 중학교 7학년에 다니는 사만사 데이비스의 어머니인 디온 데이비스는 "이 제도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면서 "학생들이 돈을 받으려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 관계단체들은 분노 섞인 반응마저 나타내고 있다.

'시민권과 도시 문제를 위한 워싱턴 법조인 모임'에서 공교육 개혁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메리 레비는 "아주 비참한 일"이라며 "아이들에게 성과를 내라고 돈을 줘야하는 수준까지 몰락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최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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