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보다는 그 거추장스러움으로 찰스 다윈을 당혹시킨 공작의 꼬리는 이후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과제가 됐으며 그 결과 짝짓기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는 '성(性)선택' 가설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위스콘신 주립대 연구진이 공작의 꼬리 진화 과정을 추적한 결과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스위치는 매우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원래는 다른 목적으로 진화한 것임을 밝혀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이들은 암컷보다 화려한 색깔을 가진 수컷 초파리의 엉덩이 부위를 연구한 결과 외형을 짝짓기에 유리하게 조작하도록 특정 단백질을 억누르는 유전자 스위치가 진화했음을 발견 공작도 같은 방식으로 이처럼 화려한 꼬리를 갖게 됐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셀'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실제 생식기관이 아닌 부위에 나타나는 2차성징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지는 현대 진화생물학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는데 연구진은 '왜'보다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춰 초파리 수컷의 2차성징인 장식적인 특징들을 좌우하는 단순한 유전자 스위치의 분자적 특성과 이런 스위치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암컷과 수컷은 기본적으로 같은 유전자 쌍을 갖고 있는데 수컷의 유전자 활동만 달라지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파고 든 결과 수컷 초파리의 특정 단백질을 억압해 복부의 꼬리 부분에 색깔이 나타나도록 하는 유전자 활동이 암컷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문제의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 스위치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원래는 다른 목적을 위해 진화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선택에 대한 반응으로 보다 화려한 엉덩이를 갖도록 돌연변이가 축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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