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오징어, 바다의 T-렉스 아니다'
Los Angeles
2008.08.28 17:21
작년에 남극서 잡힌 암컷, 많은 알 품어 사냥에 지장
지난해 남극해에서 잡힌 거대한 남극오징어(일명 자이언트 크랜치 오징어)는 많은 이들의 추측처럼 다른 해양동물들을 마구 잡아먹는 '바다의 T-렉스'가 아니라 무기력한 뚱보였을 것이라고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오클랜드 대학의 스티브 오셰어 박사 등 연구진은 지난 해 우연히 어선에 잡혀 냉동됐다가 지난 4월 국립박물관에 기증된 무게 1091파운드의 남극오징어를 해부한 결과 생시엔 매우 온순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오셰어 박사는 메소니코테우티스 하밀토니(Mesonychoteuthis hamiltoni)라는 학명으로 통하는 이 거대 오징어가 사납고 위험한 포식자라는 명성을 누려 왔지만 실제 연구 결과 이들은 성숙할수록 온순해지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암컷 오징어가 나이를 먹을수록 키는 줄고 몸집이 옆으로 퍼져 수많은 알을 품은 거대한 젤라틴 뭉치같은 모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체형이 행동과 사냥 능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사냥을 다니는 수컷과 달리 뱃속에 알을 잔뜩 품은 암컷 오징어는 바다 밑바닥에 떠다니면서 죽은 물고기를 먹고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오징어의 비치볼만한 눈알이 수심 3280ft 이하의 캄캄한 물 속에서 먹이를 찾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오징어의 주둥이 폭은 지금까지 향유고래 뱃속에서 발견된 것들보다 작은 15인치에 불과해 이보다 큰 오징어들이 남극해 깊은 물 속에 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해부된 남극오징어는 지금까지 잡힌 동종 성체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같은 종 오징어는 최고 1653lb까지 자랄 수 있고 메로를 즐겨 먹으며 때로 동족끼리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극 심해에 살기 때문에 실제로 알려진 것은 거의 없는 편이다.
# 과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