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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쇼크···한인 업종 희비 교차

Los Angeles

2008.09.0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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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4일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를 기록, 전날에 비해 10원 이상 내렸지만 최근의 ‘환율 쇼크’는 한인경제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업체는 자연적인 비용감소로 인해 득을 보지만, 관광객 및 투자감소에 대한 우려도 높다. 환율 변화에 따른 업종별 전망을 살펴봤다.

부동산…한국 투자자들 구입 문의 '주춤'

최근의 환율 급등 현상은 한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만큼 부동산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초만 해도 1000원선에 머물던 환율이 4개월 사이 15% 정도 오르면서 한국인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할려면 가격이 15%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국인 융자 조건도 크게 강화됐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30~40% 정도의 다운 페이먼트를 하면 나머지는 융자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50% 이상을 다운 페이먼트 해야 하며, 이마저도 외국인 융자를 실시하는 은행을 찾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악조건이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한 가격 인하의 잇점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한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문의가 주춤하고 있으며, 에스크로에 들어갔다가 환율 및 융자 문제로 거래가 취소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옥스포드 부동산의 리처드 구 대표는 “환율이 오르면 한국인 투자자들은 가격이 오르는 것과 똑같은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가 주춤할 수 밖에 없다”며 “일단 환율 움직임을 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전했다.

관광, 미 여행객 감소…모국방문 활기

모객기준에 따라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 손님이 주인 관광사는 줄어든 관광 수요로 힘들어하는 반면, 한국으로 관광객을 많이 보내는 업체는 환율 상승을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경기침체와 유가급등으로 인해 미국을 찾는 여행객 수요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환율 급등은 또 하나의 ‘나쁜 뉴스’일 뿐이라는데 대체로 동감하고 있다.

하나투어 LA지사 이영문 지사장은 “점점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데 환율상승은 카운터펀치를 날린 상황”이라면서 “환율상승으로 여행원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약 15~20% 오른 것으로 파악돼 미국 여행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호관광 신성균 사장은 “한인들의 모국방문 상품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고 예약상황도 나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 상태가 오래될 경우 한국 여행사가 타격을 입게 되고 이에 따라 미주 관광객을 소화하기 힘들 가능성도 있어 환율이 빨리 안정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는 미국과 한국 양방향 관광객들이 모두 부담을 덜 수 있는 적정환율을 1000~1050원대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면 한국의 중소여행사가 타격을 입게 되고 1400원이 된다면 한국 관광시장이 급격하게 무너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식품·잡화 '일시적 현상'…가격 인하 어려워

환율 급등이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직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급등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수입업체들의 수익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부분 환율 급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조정 요인에는 환율도 있지만 일부일 뿐이고 유가 원자재비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또 현재 유가 밀가루값 등 원자재 비용이 하락하고 있지만 한번 정해진 소비자 판매가는 변동이 없고 일시적인 환율 급등이 소비자 판매가 인하로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물량을 비축해 놓거나 미리 주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번 환율 급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가을 겨울 상품은 오르기 전 환율로 주문이 들어가거나 배로 오는 중이기 때문에 가격 조정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소매업소들은 환율 급등을 조심스럽게 반기는 분위기다.

환율이 오르면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기 때문이다. 그동안 달러화 약세와 고유가로 인한 운송비 인상으로 인해 한국 제품 수입비용이 큰 부담이 됐었다. 하지만 이같은 환율 급등의 영향이 바로 소비자들에게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스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환율이 1100원~1200원대로 유지된다면 나중에 가격에 반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마트의 줄리 이 부사장은 "아무래도 결제 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고환율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운송료가 내려가면 한국책 가격도 다소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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