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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7가] 다저스 위협할 '매니의 수비'

Los Angeles

2008.09.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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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야구에 가을이 왔습니다. 2년 만에 다저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입니다. LA 언론들은 잔뜩 들떠 있습니다. '이번 주에 경기하는 것(디비전 시리즈)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상 첫 에인절스와의 월드시리즈 맞대결'까지 들먹이면서 연일 추임새를 넣고 있습니다.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4차례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1승12패로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한 다저스였기에 LA 언론이나 팬들의 열망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9년과 달리 이번 다저스의 도전이 더욱 LA를 들썩거리게 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매니 라미레스의 존재 때문일 것입니다.

트레이드돼 오자마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촛불 같았던 다저스를 화톳불로 타오르게 한 그는 LA 팬들의 20년 타는 목마름을 적셔줄 물장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었습니다. 클리블랜드와 보스턴 시절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고 월드시리즈도 4차례나 뛰었습니다.

총 95경기에 출전해 95안타 64타점을 쳐냈습니다. 24홈런은 포스트시즌 기록입니다. 보스턴은 덕분에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끊고 지난해까지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습니다.

하지만 보스턴의 가을과 LA의 가을이 전혀 다르듯 레드삭스의 라미레스와 다저스의 라미레스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 중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 그의 수비입니다. LA 언론은 대사를 앞두고 천기누설인양 하나같이 언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설픈 수비가 다저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포스트시즌은 많은 점수가 나지도 않고 1~2점차로 승부가 결판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어떤 점에선 공격보다 더 중요한 게 수비입니다. 기록되는 실책은 말할 것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보스턴에서 라미레스의 좌익수 수비는 크게 문제될 게 없었습니다. 펜웨이파크 좌측엔 '그린 몬스터'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글러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로 건너와 처음으로 치르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그의 뒤엔 아무런 배경이 없습니다. 오히려 구장은 훨씬 더 넓어졌습니다.

실제 라미레스는 정규 시즌에서 자신의 뒤로 넘어가거나 조금이라도 오른쪽으로 빠지는 타구는 여지없이 장타를 만들어줬습니다. 어슬렁거리는 느린 동작 결코 강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어깨 탓이었습니다.

다저스가 단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전력이고 그래서 매경기 박빙 승부가 불 보듯 하다면 라미레스의 수비는 방망이만큼이나 가공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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