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고삐 풀린 원-달러 환율에 유학생 울상 '더 오르면 한국 돌아가야'

New York

2008.10.06 16: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모자란 생활비 채우려 일자리 찾아 나서기도
6일 원-달러 환율이 2002년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고치인 1260원대로 연일 폭등세를 보이면서 유학생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올해 초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온 대학생 송모(26)씨는 “한 달에 한국에서 3000달러씩 송금을 받고 있다”며 “애초 환율을 1000원대로 잡고 계획을 세웠는데 비용이 갑자기 20% 가량 늘어나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송씨에 따르면 주변 유학생이나 어학 연수생들이 환율 폭등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립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모(29·여)씨도 “석사 과정은 보통 장학금을 주지 않아 학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요즘 환율이 너무 올라 골치 가 아프다”며 “950원 정도 하던 환율이 7개월 사이에 250원이나 올랐다”고 고
개를 내저었다.

이씨는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 학업을 포기하고 돌아갈 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온 어학연수생 박모(31)씨는 최근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환율이 폭등하며 도저히 학비와 생활비를 댈 수 가 없어 일을 하기로 한 것. 박씨는 “야간에 캐셔라도 하면 한 달에 2000달러 정도 벌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유학생들을 더욱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온 기러기 엄마 이모(39)씨는 “환율이 더 오를 것 같으면 미리 환전이라도 해 놓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예상하기가 힘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부자들이야 미리 환전해 놓을 수 있지만 살림이 빠듯한 보통 사람들은 그럴 수도 없지 않느냐”고 답답해 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로 2거래일 연속 폭등하면서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45.50원 폭등한 1,26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2거래일간 82원 급등하면서 2002년 5월16일의 1,269.80원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로 환율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권택준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