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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산불] '이게 웬 날벼락…' 한인들도 속속 대피

Los Angeles

2008.10.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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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도 못챙기고 서둘러 빠져나와
대피 않고 물뿌리며 집 지키기도
13일 콜럼버스 연휴 포터랜치를 덮친 산불로 이 지역 거주 한인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중 행사'처럼 또 다시 발생한 대형 산불에 모처럼 휴식을 취하던 한인들은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급히 집에서 빠져나와야 했으며 밤늦도록 대피소나 친척 집 등에 머물며 TV로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또 LA 등 직장에 출근한 후에 뒤늦게 산불이 난 사실을 안 일부 한인들은 급히 집으로 향했으나 교통통제로 도로들이 차단되는 바람에 인근 지역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산불 발생 지역을 길 하나 사이에 둔 주택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제임스 임(38)씨는 "아침부터 연기가 자욱했고 바로 길 건너까지 불길이 다가와 대피령을 받기도 전에 급히 집에서 나왔다"며 "학교에서 아이들도 픽업해야 했기 때문에 옷가지 몇개만 챙겨 가까운 지인 집으로 피신했다"고 대피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대피령을 받은 다른 한인들도 임씨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 한때 밸리 갤러리아 마켓내 푸드코트에는 급히 대피한 한인 30여명이 몰려 임시 대피소와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마켓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나온 허성종(44)씨는 "식사도 못하고 나와서 일단 푸드코트에서 허기부터 달랬다"며 "대피소 보다 LA에 있는 동생네 집으로 가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제 대피령에도 일부 한인들은 쉽게 집을 버리지 못했다.

김호석씨는 13일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대피명령을 내리자 일단 아내와 자녀들을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집에 남아 집에 물을 뿌리며 불이 옮겨 붙을 것에 대비했다.

김씨는 "나중에 집 뒷마당 잔디에 불이 붙을 뻔 했는데 물을 뿌려 겨우 진화시킬 수 있었다"며 "일단 집에 남아 있으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밸리지역이 산불 다발지역임에도 매년 산불이 끊이질 않는데 대해 이 지역 거주 한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열.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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