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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시즌 끝' 박찬호 빛바랜 구원 성공···필라에 1승4패

Los Angeles

2008.10.1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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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무산
LA 다저스가 결국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저스는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서 1-5로 져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완패했다. 매니는 여전히 매니다웠지만 선발 채드 빌링슬리가 조기 강판했고 라파엘 퍼칼은 한 회에만 3개의 실책을 범하며 추격전에 찬 물을 끼얹었다.

무너지는 다저스엔 20년 전 영웅 커크 깁슨도 없었고 매니 라미레스의 불망이로도 2% 부족했다.

다저스는 정확히 20년 전 이날 깁슨이 오클랜드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서 패색이 짙던 9회 대타로 나와 역전(5-4) 투런홈런을 날리고 절룩거리며 홈인하면서 시리즈 전체 승부를 휘어잡고 우승까지 일군 바 있다.

4승1패한 필리스는 1993년 이후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필리스는 118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의 구단이지만 1980년 딱 한 번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필리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전 우승자(탬파베이 혹은 보스턴)와 22일부터 7전4선승제의 월드시리즈 대결을 펼치게 된다.

1988년 우승 후 2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재현을 노리던 다저스는 아쉬움이 큰 포스트시즌이었다. 리그 1위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진과 라미레스라는 걸출한 강타자를 갖고도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빌링슬리의 난조로 초반부터 승부는 필리스쪽으로 기울었다. 빌링슬리는 1회 톱타자 지미 롤린스에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3회 1사 후 다시 롤린스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체이스 어틀리에 마저 볼넷을 허용해 맞은 2사 1 2루에서 라이언 하워드에 1타점 적시타 계속된 1 3루에서는 팻 버렐에 1타점 우전안타를 맞아 3-0으로 뒤졌다.

셰인 빅토리노를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빌링슬리(2.2이닝 4안타 3실점)는 박찬호로 교체됐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박찬호는 페드로 펠리스를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간단히 처리하고 추격의 기회를 제공했다.

박찬호는 3회말 공격에서 파블로 오수나로 교체됐다. 이로써 박찬호는 챔피언전 4경기에서 1.2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5회 퍼칼의 잇단 실책으로 2점을 추가로 내주며 0-5로 뒤져 승부를 그르쳤다.

필리스와의 지난 1차전 때도 2-0으로 앞서던 6회 송구실책을 범하며 2-3 역전패의 장본인이 됐던 퍼칼은 아직 3점차 승부라 얼마든 지 추격전을 전개할 만한 상황에서 연거푸 실수를 저질러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했다.

1사 1 2루에서 버렐의 평범한 땅볼을 펌블했고 다시 1루에 악송구해 추가실점하며 주자의 진루까지 허용했다. 퍼칼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도 카를로스 루이스의 땅볼을 다시 1루에 악송구 점수를 허용했다.

다저스는 0-5로 뒤진 6회 2사 후 라미레스가 우월 솔로홈런을 날렸지만 더 이상 점수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 동안 전 경기 안타를 터트린 라미레스는 25타수 13안타로 타율 5할2푼에 4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필리스 선발 콜 해멀스는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포스트시즌 3연승을 마크했다.

필리스 공격선봉 롤린스, 선제 솔로…승리 부른 재치 만점 도루

필라델피아 필리스 슬러거 지미 롤린스(29)가 다저스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롤린스는 필리스의 리더지만 다저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4차전까지 타율이 1할1푼8리에 그쳤다. 하지만 5차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기선을 제압하는 홈런포에 빼어난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이며 다저스를 침몰시키는 데 앞장섰다.

1회 첫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우월 결승 선제홈런을 터트리며 15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3회에도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사 후 빼어난 선구안으로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2루 도루에 성공 다저스 선발 채드 빌링슬리를 뒤흔들었다. 다저스 2루수 블레이크 드윗이 러셀 마틴의 송구를 먼저 잡았지만 롤린스는 드윗의 글러브를 뱀처럼 피하는 '전매특허' 동작으로 도루에 성공했다.

롤린스는 이어 하워드의 적시타 때 가볍게 홈플레이를 밟아 리드를 2-0으로 벌리며 필리스가 승기를 틀어쥐는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이자 스위치히터인 롤린스는 지난 2000년 드래프트 2라운드 때 필리스에 지명됐다.

롤린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쌓이면서 '5툴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5툴 플레이어'란 타율 장타율 주루 플레이 스피드 수비력 등을 두루 갖춘 선수를 말한다.

2007년에는 2루타 20개 3루타 20개 홈런 20개의 기념비적인 기록을 일궈내며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올 정규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왼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속에서 2할7푼7리 11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김문호 기자,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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