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저승사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부동산 감정사들이다.
부동산 투자자는 감정사가 감정가를 낮게 산출하는 만큼 자본을 더 투자해야 한다. 돈을 못 끌어오면 차압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일정한 수익이 나와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 후에 나타나는 현상이 샤핑몰 오피스 아파트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이기 떄문이다.
LA지역의 대표적인 상업용 부동산 감정업체인 TMG 리얼티의 저스틴 김 대표(사진)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경기침체로 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1995년 부터 부동산 감정업체 TMG 리얼티를 운영해오고 있는 저스틴 김 대표는 LA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중 한 명이다.
한인은행들을 비롯해 50여개 은행들이 김 대표의 주 고객들이다.
9세 때 이민 온 김 대표는 USC를 졸업하고 1989년 부터 부동산 감정일을 시작했다.
부동산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LA시 '빌딩 앤드 세이프티' 커미셔너와 LA카운티 '재산세 산정 및 이의신청' 커미셔너로도 활약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설과 관련 저스틴 김 대표는 실제 상업용 부동산들도 차압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부실대출이 늘어난 은행들이 자산을 점검하기 위해 담보를 잡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를 재평가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1000만달러 샤핑몰이 은행의 재감정 결과 700만달러로 떨어졌다면 은행은 담보확보를 위해 자본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차압도 당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올 3분기에 처음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감정기준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예상 공실률을 3%정도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6~6.5%를 잡고 계산합니다. 수입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보수적인 감정가 산정 방식입니다. 반면에 수익률은 더 높이 추산합니다.
부동산에서 수익률로 계산되는 캡레이트의 경우 예를들면 예전에 6.5%에서 지금은 7%로 계산하는 경향입니다.
이렇게 예상 공실률을 높여 잡고 캡레이트를 올려 놓으면 결국 감정가는 예전보다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보통 8~10%정도 감정가가 떨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이는 3분기 트렌드다.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함께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상황은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LA한인타운 주택시장에도 부실융자의 그림자는 이미 드리워진 상태이다. 곳곳에 차압과 숏세일을 알리는 사인이 붙어있다.
LA한인타운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안전한지 궁금했다. 그는 책꽂이에서 두툼한 서류철을 꺼내들었다. 한인타운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내역이었다.
"일종의 무작위 샘플 방법입니다. LA한인타운의 거래내역 전부를 알 수는 없지만 일부를 뽑아 트렌드를 파악합니다. LA한인타운 지역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거래가 드믈어 감정하기가 더욱 힘이 듭니다. 비교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발로 뛰는 수 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샤핑몰을 방문해 공실률을 직접 확인합니다."
LA한인타운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그는 평가했다. 소유주의 자본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LA한인타운에도 샤핑몰에 세입자를 찾기 위한 리스 사인이 예전보다 많이 눈에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미 렌트비를 내린 샤핑몰도 있습니다. 공실률이 높아질 수록 렌트비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 경기가 한인타운 상업용 부동산에는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한인타운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