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타임'이 시작된 것인가. 보스턴 레드삭스가 대단한 역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보스턴은 16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서 7점차를 뒤집고 8-7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79년 만에 나온 최다 점수차 역전승이었다. 이전 기록은 1929년 월드시리즈 4차전 때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가 7회까지 0-8로 뒤지다 7회말 10점을 몰아내 10-8로 승리한 바 있다.
거짓말 같았다. 7회초까지만 해도 보스턴은 선발 마쓰자카 다이스케(4이닝 5실점)가 대량실점하는 등 투.타에서 모두 밀리며 0-7로 끌려갔다.
누가봐도 끝난 승부였다. 그러나 보스턴은 7회 이후에만 8점을 몰아치며 펜웨이파크를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탬파베이는 7회가 시작되면서 선발 스캇 카즈미어를 그랜트 밸포어로 교체했다. 카즈미어는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2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다. 카즈미어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동안 보스턴은 3루 조차 밟아 보지 못했다. 카즈미어가 111개나 되는 많은 공을 던진 터라 탬파베이 조 매든 감독은 밸포어로 투수를 바꿨다.
보스턴은 바뀐 투수를 상대로 7회 선두타자인 제드 라우리가 2루타 2사 후 코코 크리습이 좌전안타를 날려 1 3루를 만들었다.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우전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추격했고 1 3루가 여전히 이어졌다.
타석엔 포스트시즌 들어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던 데이비드 오티스가 들어섰고 밸포어를 3점 홈런으로 두들기며 강판시켰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3점차로 좁혀졌다. 탬파베이는 마무리 댄 휠러로 교체한 후 일단 7회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막 타기 시작한 보스턴 방망이는 거침없었다. 8회 선두타자 제이슨 베이의 볼넷에 이어 J.D 드루가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6-7 턱 밑까지 따라 붙었다. 2사 후엔 다시 마크 캇세이가 2루타 크리습이 휠러와 풀카운트에서 4개 연속 파울볼을 낸 후 10구째 동점(7-7)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보스턴은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바뀐 투수 J.P 하웰을 상대로 2사 후 케빈 유클리스가 3루 땅볼을 쳤고 3루수 에반 롱고리아의 송구 실책을 틈타 1루에 안착했다. 제이슨 베이는 고의볼넷으로 진루해 2사 1 2루. 타석에 들어선 드루가 하웰을 상대로 끝내기 2루타를 날리며 대역전극의 대미를 장식했다.
탬파베이는 1회 B.J업튼의 선제 투런홈런 3회 페냐의 투런홈런과 롱고리아의 백투백 홈런 등으로 일찌감치 5-0으로 앞서며 승리를 따내는 듯 했다.
7회에도 업튼의 2타점 2루타로 7-0으로 앞섰지만 불펜투수들의 난조와 9회 마지막 수비에서 나온 롱고리아의 뼈아픈 실책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6차전은 18일 장소를 트로피카나필드로 옮겨 치러진다. 탬파베이는 제임스 실즈 보스턴은 자시 베켓을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