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지금도 성행하지만 한국에서도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곰 사육자가 웅담을 얻기 위해 살아있는 곰의 배를 갈라 플라스틱 호스를 쓸개 속에 삽입하였다. 그러고는 쓸개즙이 호스를 통해 계속 흘러 나오게 좁은 우리 안에 곰을 가두었다. 호스를 통해 쓸개즙을 모아 건조시켜 웅담이란 고가 약제로 한약방에 팔기 위해서였다.
쓸개즙은 간에서 생성 분비되며 음식이 창자에 있으면 간에서 창자로 운반되어 음식을 소화하는데 사용한다. 그러나 음식이 창자에 없으면 간에서 쓸개로 직접 옮겨와 쓸개에 임시 저장된다.
쓸개즙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쓸개즙염(bile salts)이 주성분이다. 현대의학으로는 쓸개즙은 지방 소화 효소일 뿐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웅담은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곰의 쓸개즙 즉 웅담은 차갑고 맛이 쓰다. 한의학 편성상 찬 것은 열을 치료하는데 쓴 맛은 조습작용을 해서 담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즉 눈병(각막염)이나 허리 디스크 혹은 중풍 같은 열증 또는 혈기가 막힌 데 널리 이용하는 약제다.
필자는 쓸개즙이 간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한의학상 간은 노여움을 다스리는 장부다. 그러니 간에서 생성되는 쓸개즙 역시 노여움과 관련이 많다. 자연에서 살던 곰이 가두어졌다.
그의 배가 갈리어 지고 쓸개주머니에 튜브가 박혀서 쓸개즙이 유출된다. 때문에 소화장애가 발병되어 몸이 허약해져 간다.
뿐만 아니고 좁은 철창 속에서 복통에 신음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처한 곰이 사람에게 너그러운 감정을 가질 수 없다. 그러니 이들 곰으로 부터 획득한 쓸개즙에는 '노여움'이란 독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국의 경희대 한의대에서 공부했고 현재 LA에서 한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K한의사 역시 생각이 같다. 그는 '웅담이 원래 좋은 한약제이기는 하나 분노를 품고 있는 곰의 쓸개에서 뽑아 낸 쓸개즙에는 독성 역시 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 수입한 웅담은 한약제로 효력도 없거니와 독성마저 감추어져 있기에 한국의 한방병원에서는 한약제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이 동물을 잔인하게 대하면 동물은 독을 품게 되고 결국 그 독이 사람에게 미치게 됨을 중국제 웅담을 통해 우린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기에 우리가 좋은 식품을 갖기 위해서라도 소나 돼지같은 농장동물을 사육할 때에는 그들이 인간에게 노한 감정을 갖지 않도록 그들에게 편안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선거일이 11월 4일이다. 대통령도 뽑지만 가주에서는 주민 발의안도 투표한다. 투표지에 있는 '주민 발의안 2'는 농장동물을 사육할 시 좁은 곳에 가두지 말 것을 규정하는 것이다. 농장동물들이 다리 또는 날개를 맘껏 뻗칠 수 있도록 넓은 장소에서 소 돼지 닭을 사육하자는 것이다.
돼지를 단기간에 살찌우기 위해 좁고 낮은 우리에 가둬 먹고 누워만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동물학대이다. 이런 동물학대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동물학대 방지 뿐만 아니고 우리의 건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도 이 발의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약효는 없고 대신 독성을 품고 있는 중국제 웅담처럼 학대를 받으면서 좁은 우리에서 사육되는 동물과 그들이 인간에게 제공해 주는 식품에는 악감정이 스며있을 수 있음을 한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 가주 주민발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