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탬파베이 레이스 선수들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우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튜어트 스탄버그 구단주는 걱정이 태산이다. 시작부터 질까 봐 고민일까? 아니다.
오히려 우승을 했을 때가 더 걱정이다. 돈 때문이다. 가뜩이나 치솟는 선수들 연봉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우승까지 하고 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할 지 벌써부터 한숨이 터지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2일 "탬파베이가 상대해야 할 적은 필라델피아가 아니라 바로 돈"이라면서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재정난이 악화돼 좋은 성적을 올려도 선수들이 원하는 연봉을 맞춰 줄 수가 없다"고 탬파베이의 어려운 살림살이에 대해 보도했다.
그렇지 않아도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팀중 연봉총액이 30개 팀 중 29위(4342만 달러)로 열악하다. 그나마 2007년 2400만 달러로 꼴찌였던 것을 스탄버그 구단주가 투자액을 두 배 가까이 늘린 탓에 밑에 한 팀(플로리다. 2265만 달러)을 깔 게 된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총연봉 9550만 달러로 전체 13위다.
월가 투자전문가 출신인 스탄버그 구단주는 "현재 4400만 달러의 연봉총액을 간신히 맞추고 있는 데 더 올라가면 버틸 수가 없다. 최근 경제위기로 플로리다 연고팀들의 입장료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탬파베이는 올해 팀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1위를 질주하는 데도 입장 수입이 저조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챔피언전을 하는 동안에도 평균 입장료가 17 달러에 불과했다.
보스턴이 평균 48 달러를 받은 것과 크게 비교됐다. 성적이 좋아 관중은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했지만 경기당 2만2370명으로 뉴욕 등 큰 도시 연고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탬파베이는 내년 시즌 선수 연봉으로 최소한 500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3루수 이반 롱고리아의 경우 올해 50만 달러를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6년간 평균 300만 달러 가까운 연봉을 받게 된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도 연봉조정신청 등의 자격을 갖추게 돼 우승에 대한 프리미엄을 벌써부터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