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테러리스트 에어스와 함께 활동…' '매케인의 악의적인 유세는 부시전술과 같아…' 공화당 줄리아니까지 메시지 녹음
대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민주.공화 양 진영이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로보콜'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로보콜은 자동전화 시스템을 이용해 유권자의 집에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선거홍보용 음성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내용은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메시지다.
로보콜 공세를 먼저 시작한 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공화당 존 매케인 캠프측. 격전주를 중심으로 "당신은 버락 오바마가 테러리스트 빌 에어스와 긴밀히 함께 활동했음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은 극단적 좌파 어젠다를 추진할 것이며 …."라는 내용의 전화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 오바마 진영은 매케인측에 로보콜을 이용한 네거티브 선거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더니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엔 같은 네거티브 메시지로 맞대응에 나섰다.
최근 위스콘신에서 시작된 오바마측의 로보콜은 "나는 그린베이에 거주하는 주민이다. 매케인측으로부터 오바마를 음해하는 내용의 너저분한 전화와 메일을 받고 있다. 나도 한때는 매케인을 지지했지만 이런 불명예스런 유세를 펼치는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분열을 획책하는 전술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오바마측이 대응에 나서자 매케인측은 한층 수위를 높였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까지 나서서 로보콜 메시지를 직접 녹음했다.
이 음성메시지엔 "오바마는 마약밀매와 살인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의무적인 징역형 선고에 반대하는 인물"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검사출신인 줄리아니 전 시장의 음성으로 이런 메시지를 살포하자 오바마측은 적잖게 신경을 쓰고 있다.
두 후보의 로보콜은 선거전이 경합양상을 보이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로보콜은 약 2000달러의 비용으로 10만통화를 살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유권자가 하루에만 10통 이상의 이런 전화를 받고 있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다. 저녁시간 가족이 함께 모여 쉬는데 갑자기 걸려온 자동음성 전화의 부정적 메시지는 유권자들에게 외려 전화건 후보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매케인측이 오바마를 테러리스트 에이어스와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하는 로보콜의 효과가 오히려 매케인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