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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7가] 1/3 베이스볼과 탬파의 한계

Los Angeles

2008.10.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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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겸/스포츠부장
현대 야구는 '1/3 베이스볼'입니다. 마지막 3이닝 7~9회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으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메이저리그가 따로 없습니다. 투수 분업화가 완전 정착하고 6이닝 3자책점만 해도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란 말을 들을 정도로 선발 투수들의 이닝 수가 짧아지면서 미들맨-셋업맨-마무리로 이어지는 불펜 투수들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졌습니다.

그것은 팀 성적으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6년 전 자이언츠와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2 3위의 막강한 불펜을 앞세워 월드시리즈에 올라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혜성같이 나타난 에인절스가 샴페인을 터뜨렸습니다.

2004년 보스턴이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끊은 원동력도 불펜의 힘이었습니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로 몰리자 이후 매 경기 불펜을 풀가동하면서 미증유의 4연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균 자책점 3.19와 3.55로 2 5위의 튼실한 불펜을 갖춘 필라델피아와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양팀의 불펜 운용은 전혀 판이했습니다. 필라델피아가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였다면 탬파베이는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인해전술'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정규 시즌 41세이브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세이브 등 경이적인 100% 구원 성공을 기록한 마무리 브래드 리지와 막강한 좌우 셋업맨(J.C 로메로와 라이언 매드슨)이 포진해 무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반면 탬파베이는 트로이 퍼시벌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마무리가 사라져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불펜을 꾸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펜의 출혈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보스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서 7-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고 7차전서는 한 이닝에 4명의 투수를 투입하고 나서야 간신히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맨 끝에 나온 루키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월드시리즈 2차전서도 마지막 2.1이닝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탬파베이는 붙박이 마무리 없이 월드시리즈에 오른 초유의 팀입니다. 거기에는 회복이 빠른 젊은 불펜의 힘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3을 온전히 채워 최후의 승자까지 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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