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분석가 크리스 버먼이 “당신이 스포츠계에서 바꾸고 싶은 게 딱 한가지 있다면?”이라고 질문을 던지자 오바마는 대학풋볼 BCS 제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BCS 제도에 넌더리가 난다. 컴퓨터가 배정한 랭킹으로 전국 챔피언을 가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톱 8개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진정한 챔피언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 진행자 댄 패트릭은 “그 말 한마디로 풋볼팬들은 다 오바마를 찍었을 것”이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했다.
오바마는 또 한 시사프로에서 “ESPN 스포츠 센터를 보고 또 보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가끔 (부인) 미셸이 잔소리할 때도 있다”며 스포츠광임을 자처했다.
▶오바마는 농구광
어렸을 때 백인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던 오바마는 농구를 통해 울분을 풀었다.
오바마는 침대 머리맡에 줄리어스 어빙의 대형포스터를 붙여놓을 만큼 농구를 좋아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푸나호우 고등학교의 JV(2진)팀에서 농구 선수로도 활동했다.
실력도 뛰어났다. 왼손잡이로 페이크(속임수) 동작에 능하고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LA 옥시덴털 대학에 2년간 다니면서도 농구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하버드 로스쿨 재학 때도 역시 친구들과 농구를 즐기곤 했다. 그는 "어려서 주위에 흑인들이 없었지만 농구를 즐기면서 많은 이들과 함께 했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일인 4일에도 농구를 했다. 선거 날 농구를 하면 항상 이긴다는 일종의 징크스가 생겼다. 오바마는 지난 1월3일 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처음 벌어진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도 농구를 했고 코커스에서도 이겼다.
그러나 그는 같은 달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선 힐러리 클린턴에게 패배했다. 그땐 농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오바마는 주요 지역 경선을 앞두고 꼭 농구를 했다.
▶SI지 기자와 맞대결
오바마는 지난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자와 농구 대결을 펼쳤다. 농구를 잘한다는 SI의 SL 프라이스 기자는 "6.5피트의 큰 키에 팔이 길어 농구를 하기에 적합한 몸이다. 점프슛이 좋고 블락슛에도 능했다. 결국 내가 마지막 플레이 때 오바마에게 점프슛을 허용해 졌다. 상당한 실력이었다"고 평했다.
선거 캠페인 동안 가장 큰 화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폭스뉴스 간판 프로 'O'Reilly Factor' 진행자 빌 오라일리와의 단독 인터뷰 때도 농구 얘기를 꺼냈다.
어린 시절 풋볼과 야구 선수로 활약한 바 있는 진행자 빌 오라일리가 "나랑 농구해서 11점 먼저 넣기 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당신 전공은 풋볼과 야구다. 내가 당신에게 10점은 주고 경기를 해야 정당한 대결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골프 핸디캡은 16
골프다이제스트는 오바마가 골프를 즐기지는 않지만 핸디캡 16은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 주의회 상원의원 당시 골프를 시작한 오바마는 미국 정치인 가운데선 랭킹 123위 정도에 해당한다. 현 대통령인 조지 부시는 핸디캡 15로 오바마와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오바마는 2006년 하와이의 한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면서 대통령 출마를 저울질했다고 한다.
▶하인스 워드도 "오바마!"
SI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NBA 선수들이 오바마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2만 달러의 후원금을 오바마에게 전달했었고 5일 경기에서는 오바마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메이저리거들은 대부분 매케인을 지지했지만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탬파베이의 데이비드 프라이스 칼 크로포드 등은 오바마 연설 때 직접 찾아갈 정도로 열성적인 지지자들이다.
지난해 흑인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했던 토니 던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감독 역시 오바마의 당선에 크게 기뻐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동안 선거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지 않던 우리 흑인들의 정치 참여도가 높아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오바마처럼 혼혈아인 피츠버그 스틸러스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도 '오바마 맨'. 그는 자신의 주말 TV쇼를 준비하기 위해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오바마가 당선된 소감을 묻기도 했다. 이외 댈러스 리시버 테렐 오웬스 험 에드워즈 캔자스시티 치프스 감독도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나온 것에 감격해 했다.
▶여세 몰아 시카고 올림픽도 유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오바마의 당선에 따라 2016년 하계올림픽의 시카고 유치도 힘을 얻게 됐다. 오바마는 "올림픽이 열릴 시카고 워싱턴 파크 올림픽 스타디움에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 입장해 전 세계를 향해 개회를 선언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영광"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 후보지로는 시카고 외에 일본 도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스페인 마드리드가 선정됐으며 개최지는 2009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처남은 브라운 농구팀 감독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 오빠인 크렉 로빈슨은 지난해부터 브라운 대학농구팀의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미셸과 같은 프린스턴대 출신의 로빈슨은 지난 1983년 NBA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 76ers에 지명됐으나 뛰지는 못했다.노스웨스턴에서 6년간 보조코치로 활동하다 지난해 브라운 감독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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