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화 윌셔은행 이사장이 전 세계 한인무역인들을 대표하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월드옥타) 신임회장에 추대됐다는 소식〈본지 10월27일자 A-2면>에 일부 한인들이 갖은 궁금증이다. 고 이사장은 그러나 무역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도 철강 및 잡화 무역업을 하고 있다.
금융인 고석화 이전에 무역인 고석화가 있었던 것.
1971년 청년 고석화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연합철강을 다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곧 그는 원자재 비즈니스에 눈을 뜬다. 퍼시픽 스틸이라는 철강무역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한게 1973년이다. 철강이 부족하던 시절이었고 무역업은 순풍을 탔다. 당연히 재산도 모았다.
은행 비즈니스에 눈을 뜨게 된 건 1986년 고석화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건물에 윌셔은행 지점이 들어서면서 부터.
1990년 지금의 금융위기와 유사한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윌셔은행도 위기가 찾아왔다. 어려움에 빠진 윌셔은행 이사들이 도움을 요청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한인커뮤니티에는 한인 금융이 필요하다는 게 고 회장의 결론이었다.
"위궤양이 생길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직접 뛰기 시작했다. 윌셔은행의 치어리더 역할을 자임하며 동분서주 했다. "먼저 윌셔은행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윌셔은행을 살리기 위한 일종의 브랜드 전략이었지요. 지금도 연간 1000장 정도의 명함을 돌립니다. 브랜드 마케팅이죠. 고석화하면 윌셔은행이 떠오르게 하는 거예요."
월드옥타와는 1981년 협회 창립 때 부터 인연을 맺었다. 조국 경제의 활성화와 조국애라는 창립목적이 고 회장을 협회로 끌었다고 한다.
"벌써 27년이 됐네요. 이제 월드 옥타는 58개국 106개 지사에 6000여 회원을 두고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협회에는 60여명의 석학들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통상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까지 두고 있습니다. 또 옥타 차세대가 개발한 IT물품을 옥타 1세 회원이 구매 450만달러의 계약체결이 이뤄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드옥타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옥타회원들에 대한 혜택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 법무부가 월드옥타 중국지회 회원 123명에게 한국 체류비자(F4)를 발급한 것이 한 예다.
한국 법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월드옥타 회원들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에 전념하고 중국내 한민족 역량을 결집시키는 한편 모국과의 유대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달 한국 포항에서 열리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가자 123명에게 F4비자를 확대 발급했다.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중국과 구소련 지역의 동포들에게는 발급받기 어려웠던 이 비자는 3년간 유효한 복수사증으로 체류기간 1년에 추후 2년씩 연장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경제인대회에 참가한 중국 회원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해외 동포무역인에 대한 한국정부의 시각도 달라지고 위상도 많이 높아 졌습니다. 이제 월드옥타가 양적성장 뿐 아니라 질적성장도 해야 할 때 입니다."
한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월드옥타가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은 앞으로 2년이 정말 중요합니다. 한국경제는 수출이 잘돼야 합니다. 수출 경쟁력이 있는 유망 중소기업들의 물품을 월드옥타의 멤버들이 직접구매할 수도 있고 지사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월드옥타가 한국상품 수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 신임회장은 또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경제인이 될 것을 강조했다.
"이제 협회의 활동을 한 차원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먹고 삽니다. 보람을 먹고 사는 일을 찾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