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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대공황-2008 금융위기 비교 '고통의 터널' 길지만 희망은 있다

Los Angeles

2008.12.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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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닮아, 돈줄 막혀 실물경제 침체 … 실업자도 급증
이런 건 달라, 대공황 땐 “나만 살자” … 지금은 ‘국제 공조’
◆1929년 vs. 2008년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29년 가을 “주가가 고원의 경지에 이르렀다”며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빚까지 내 주식을 샀다. 한 달도 안 된 10월 29일 다우지수는 11.72%나 폭락했다.

대공황의 시작이었다. 주가는 그후 3년간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피셔는 조롱거리가 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난달 뉴욕 타임스에 기고문을 실었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 투자 기회’란 내용이었다.

그는 골드먼 삭스와 GE에 각각 50억 달러와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주가는 더 떨어졌다. 지금까지 버핏의 점수는 낙제 수준이다.

최근 금융위기를 흔히 대공황(1929년)에 빗댄다. 실제로 집값·주식값이 떨어지고, 실직자가 급증한다는 점이 비슷하다. 회복까지 긴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원인은 다르다. 충격의 강도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처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의 위기는 현재의 교과서다. 위기를 넘을 때마다 경제 체질은 튼튼해졌다.

위기의 본질은 같다. 금융에서 터진 부실이 실물 경제를 삼켰다. 금융회사가 줄줄이 쓰러져 돈줄이 막혔다. 경제에 피가 돌지 않았다. 대공황 땐 철도·석유회사가 무너졌다. 최근엔 씨티은행·GM·포드 등 미국의 간판 기업이 흔들린다.

그러나 같은 점은 여기까지다. 대공황 때는 ‘나만 살고 보자’ 식이었다.

당시 미국은 관세를 50%나 올렸다. 유럽도 경쟁적으로 관세를 올려 맞섰다. 그 결과 3년 만에 세계 무역량은 25%나 줄었다. 당시 정부가 역주행을 했다. 돈줄이 막혔는데 금리를 올렸다. 중앙은행이 돈도 마음대로 못 풀었다. 대책 마련도 한 발 늦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케인스의 이론대로 재정을 대거 풀어 공공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대공황이 발발한 지 4년이 지난 33년이었다. 그 결과 10년간이나 깊은 침체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결국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주요 20개국(G20)은 보호무역을 1년간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일제히 금리를 내리고, 감세와 재정 확대를 골자로 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통화 스와프를 통해 서로 ‘비상금’까지 챙겨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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