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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기자의 스포츠 테마 Pot] 타격 때 부러지는 배트, 야구장 '흉기'

Los Angeles

2008.12.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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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재질 상관없이 파손 위험성 '길이-무게=3.5이하' 규정이 문제
안전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강의 무대이다. 메이저리그에는 공인 배트의 길이와 무게의 상관 관계에 대해 기본 규칙에 나와 있지 않은 중요 규정이 하나 더 있다. 한국과 일본 야구에서는 생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너스(-) 3.5'의 조건이다.

그런데 '-3.5 규정'은 배트의 안전 사고 방지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반드시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한국야구에서 배트의 길이를 말할 때는 메이저리그와 같이 '인치(1인치는 약 2.54cm)' 단위를 흔히 사용하지만 무게는 메이저리그의 온스(ounce 1온스는 약 28.35그램)와 달리 그램(g)으로 표현하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파손 위험성 때문에

메이저리그 공인 배트는 '길이(인치)와 무게(온스)의 차이가 3.5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 '마이너스(-) 3.5' 규정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길이 34인치의 배트는 무게가 34에서 '3.5'를 뺀 수치인 30.5 온스(약 865 그램) 보다 가벼워서는 안 된다.

메이저리그가 길이와 무게의 관계에 대한 규정을 정해놓은 것은 엄청난 충격이 가해지는 타격 시 부실한 배트가 산산조각이 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34인치 길이의 배트를 무게가 30.5온스보다 가볍지만 반발력이 큰 목재로 만들 경우 타구는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으나 부러지거나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

길이와 비교해 무거운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단해서 파손될 위험성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한 때 사용금지 주장도

지난 11월21일 뉴욕시에서 '메이저리그 안전 건강 자문위원회'가 열려 시즌 중 여러 차례 사고로 이어진 배트가 조각 나는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중요한 것은 논란이 된 단풍나무 배트만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각에서 단풍나무 사용 금지 주장까지 나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대세였다. 메이저리그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루이빌 슬러거' 제조사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는 단풍나무 금지 조치가 아니라 현재의 배트 관련 규정을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길이-무게의 관계에 대한 '-3.5' 규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맥스배트'사의 짐 앤더슨 부사장이 7월부터 9월까지 부러진 배트 1700여 자루를 조사한 결과를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전통적인 물푸레나무 소재의 배트도 어떤 경우 거칠게 부서졌다.

▶한국 야구는 규정 있나

연구 분석에 따르면 피츠버그의 네이트 맥루스가 타격을 하다가 쪼개져 파편이 돈 롱 코치를 다치게 한 배트의 모델은 'il3'인데 몸통이 두껍고 길이-무게의 차이가 최대치인 '-3.5'로 제작된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이 규격을 선호한다.

반면 캔자스시티의 데이비드 데헤수스가 사용하는 배트는 길이 33.5인치 무게 31.5 온스로 길이와 무게의 차이가 '-2'의 밖에 나지 않는 'R10' 모델로 좀처럼 부러지지 않았다.

길이-무게의 차이가 작을수록 쪼개질 확률도 낮아지는 것이다. 이에 메이저리그는 연구와 의견 수렴을 거쳐 '-3.5' 규정을 손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선수 노조의 동의 절차가 필요해 시즌 중 전격 도입된 홈런 파울에 대한 비디오 판독 제도와는 달리 현행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아울러 메이저리그는 내년 시즌 약 30개의 공인 배트 제조사들에 500만 달러였던 사고 책임 보험 한도를 1000만 달러로 올려 가입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야구에는 배트의 안전 관리 규정이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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