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0% 금리시대'가 도래하며 일반인들은 이같은 금리수준이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
LA타임스는 17일자를 통해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분석했다.
신문은 우선 0%대 금리수준으로 인해 저축 예금자들이 증시로 움직이고 투자자들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기지 이용자들은 더 낮은 모기지 이자율로 재융자를 할 수 있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0.25% 수준으로 인하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시장에 유동성을 최대한 공급 모기지 대출자들의 부담을 덜고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키면서 경기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예금자들은 예금금리의 추가 인하로 사실상 이자수입 감소와 함께 보다 높은 수익률의 투자처를 찾아야는 부담을 안게됐다.
신문은 지금보다 더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CD와 같은 은행 저축상품의 이자를 받는 저축생활자들은 오히려 증시같은 위험성이 더 큰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택 소유주들은 5% 이하로 리파이낸싱이 가능할 수 있게돼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홈 에쿼티 라인이나 소비자 대출금리가 은행 우대금리와 연계되어 있어 즉각적인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월가의 우대금리는 4%에서 3.25%로 낮아졌다.
모기지 금리도 30년 만기의 경우 지난 주 5.47%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을 보였던 2003년 중반의 5.21%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또 이들 경기부양책이 침체된 경기를 바로 반전시키지는 못하겠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를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더 갖게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장기채 수익률까지 하락하면서 경제가 2009년 중 바닥을 칠 수 있다는 시장내 확신을 강화시켜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리스크가 있다면 이같은 자금 지원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공황까지 예견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는 최우선 과제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운용금리 0% 안될 것'…0.1%~0.15%가 현실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1%에서 0%~0.25%로 대폭 인하해 사실상 제로금리로 운용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실제로 어느 수준에서 운용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FRB가 기준금리를 0%~0.25% 구간에서 운용하겠다고 했지만 금리가 0%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며 실제 금리의 수준은 0.1%~0.1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이들은 FRB의 이런 파격적인 금리인하 조치에도 금융시장 경색이 급속도로 완화되지 않으면 보통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부담해야 하는 대출 금리가 즉각적으로 낮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일반인들보다 금융기관들에 먼저 혜택이 돌아가는 조치로 금융위기의 최대원인인 은행들의 부실 해소에 먼저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거저나 다름없이 돈을 빌려 그 돈에 훨씬 높은 이자를 붙여 대출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부실한 재정구조를 다시 건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또 경제전문가들은 FRB가 기준금리 운용 목표를 그동안 발표해왔던 1% 또는 1.25%와 같은 0%로 제시하지 않고 0%~0.25%라는 구간을 정해 발표한 이유를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금리 운용목표를 하기가 쉽지 않은 기술적인 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면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단기 국채를 사들이거나 파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경제상황에 따라 자금을 넣거나 빼내 목표금리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지만 최근 들어 FRB의 공개시장조작 규모가 커지면서 이런 목표 수준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편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현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일본의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이나 대공황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큰 불부터 끄고 나머지 문제를 검토하자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말하며 FRB의 '극약처방'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