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운타운 동쪽에 자리한 수산물 도매업체 오션 프레시(공동대표 영 김·토니 김).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각, 이곳의 하루는 이미 시작됐다. 형광등이 밝혀진 내부에서는 작업이 한창이다.
건물 자체가 냉장창고인 이곳의 온도는 화씨 35도. 뽀얀 입김이 나오고 귀가 시려오지만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냉장·냉동창고에 보관하던 수산물을 꺼내고 미동부와 하와이, 한국과 일본 등 각처에서 온 생선을 나른다. 희미했던 비린내가 금세 건물 안을 채운다.
안쪽 작업장에서는 생선을 다듬는다. 연어 비늘이 우수수 떨어진다. 길이는 어른 키 만하고 몸통은 어른 2~3배 되는 참치가 도마 위에 올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새빨간 속을 드러낸다.
LA다운타운에서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이곳엔 새벽부터 열기가 가득하다.
오션 프레시 하루는 자정에 시작돼, 영업사원 몇명은 먼저 출근해 전날 오후부터 밤까지 들어온 전화 메시지를 확인하고 주문 요청서를 작성한다.
오전3시부터는 생기가 돈다. 그날 나갈 물건을 정리·진열하고 공항에서 픽업해온 수산물 컨테이너가 들어오면 지게차가 바쁘게 움직인다.
한무리의 직원들은 물탱크에 들어있던 제주산 광어를 처리한다.
토니 김 사장은 “요즘엔 제주 광어가 인기”라며 “한인들은 산 광어를 선호하지만 바로 회를 뜨면 살이 너무 말랑말랑하고 지금쯤(오전5시30분) 처리해야 낮에 먹을 즈음에 살이 쫄깃하게 붙는다”고 설명했다.
오전6시가 되면 출하할 물건이 준비된 중앙은 시끌벅적해진다.
30명에 가까운 직원들은 “아지(전갱이)”, “하마치(방어) 5.2(kg)” 소리치며 구분해 놓은 물건의 무게를 재고 상자에 넣는다. 상자의 생선들은 오전9시가 되면 각 지역의 식당으로 배달된다.
오션 프레시 건물 밖에는 어느새 어둠이 걷히고 해가 솟았다. 이제 온세상은 물탱크에서 갓 나온 생선처럼 살아 숨쉰다. 그런 생동감으로 2009년 새해의 날들이 밝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