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연방의회는 총 535명의 연방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하원 임기에 맞춰 2년마다 회기수를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2006년 중간 선거를 이기고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해 의회를 주도했다.
2007년과 2008년 2년이 110회기였다. 그러한 의회 주도권의 변화 시기를 적절하게 파고들어서 미주동포가 획득한 성과가 바로 한미간 비자면제 프로그램이었고 역사적인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었다. 이 두가지 과제를 염두에 두고 유권자센터 직원을 동원, 2007년 1월3일 110회기 개원식에 참가했었다.
비자면제프로그램의 핵심의원인 오하이오주 보이니비치 상원의원도, 위안부결의안을 주도해 인권 이슈의 영웅이 된 일본계의 마이크 혼다도, 의회 안에서 가까운 친구관계를 맺게 된 아시아태평양환경소위원장 애니 팔레오바마네가의원도 바로 그 의회 개원식에서 처음으로 만났었다.
필자는 당시 30달러짜리 의회수첩을 구입,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이름자와 얼굴을 익히고 직접 인사를 나누느라 이틀 동안 전쟁을 치렀다. 이렇게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동안 의회안에서 뉴욕에서 온 사람들도 만났다. 힐러리 클린턴, 게리 애커맨 의원 초청으로 온 뉴욕의 한인들은 우리가 왜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지 묻기도 했었다.
당시 직접 만나려고 했던 13명의 의원들을 모두 만났었다. 110회기에서 당신들과 함께 할 과제가 있으니 관심을 가져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이크 혼다 의원은 이 정도에서 우리의 아젠다(위안부결의안)를 눈치챘다고 나중에 술회하기도 했다. “2년마다 있는 의회 개원식 현장에서 의원을 만나야 가장 빠르게 접근이 된다” 란 AIPAC(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의 조언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지난 6일은 연방의회 111회기의 개원식이었다. 아태소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3일 동안 의회를 방문했다. 비자면제와 위안부결의안으로 우리와 함께 일했던 의원들에게 감사장을 전하면서 111회기 개원을 축하했다. 워싱턴 날씨는 엉망이었지만 그곳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다양한 이익단체와 각 인종그룹들이 이리저리 의회안을 누비고 다녔다.
특히 상·하원의 정통 유대인들의 복장은 마치 검은 파도의 물결 같았다. 그들은 각 지역별로 그룹을 만들어 뭔가 준비한 것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몰려 다녔다. AIPAC회원들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지난해 12월 27일 가자지구 개전 이후 AIPAC은 지도부가 긴급 상황을 공지하고 전국 리더들을 워싱턴에 집결케 했다. 바로 1월6일 의회 개원식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개원식이 있은지 이틀후인 8일 오전 연방상원에서 민주당 대표인 ‘해리 리드’와 공화당 대표인 ‘존 맥코넬’이 동시에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을 발표했다. 과연 AIPAC이었다.
필자는 이틀 동안 9명의 하원의원을 만났다. 지난 110회기 동안 한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협력한 하원의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연방의회 111회기는 완벽한 민주당 권력이다. 오바마권력은 초당적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는 워싱턴 진입을 철저하게 의회 중심으로 꾸리고 있다. 지난 5일 시카고에서 워싱턴으로 날아온 오바마팀이 가장 먼저 의회를 찾았다.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의회를 방문, 여야 지도부와 회동하는 오바마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가 전면 사진기사로 냈다.
의회 중심으로 민주당 장기집권 플랜을 펼치겠다는 것이 오바마의 의중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막강한 미국의 권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들을 통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 어느때 보다도 한인유권자들의 역할이 빚나고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 김동석이 보는 미국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