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 44대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성대한 취임식과 함께 대통령으로서의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11월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실추된 미국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또 다른 역사의 대장정 그 출발점에 서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힘찬 출발을 축하하며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루고자 하는 경제 회복과 변화의 관건은 그가 진정한 통합의 리더가 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 짧은 시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해서 거대한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인터넷과 자원 봉사자 그리고 소액 기부자들을 전방위에 이용한 그의 선거 캠페인은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그의 지지자로 급속하게 끌어 모았다. 별다른 정치적인 경력과 확실한 지지 세력이 없는 가운데 벌인 이번 대통령 선거 캠페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
경쟁자 힐러리 클링턴을 국무장관으로 기용하고 공화당 출신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시킨 오바마 1기 내각에도 미국인들은 지금 높은 평가를 보내고 있다. 링컨 대통령을 연상하게 만드는 그의 포용력에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마저 마음의 창을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취임식의 축배가 끝난 후부터의 태도이다. 지지율이 빠져나가고 정적들의 공격이 거세질 때에도 초심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걸어 나가는 날까지 어떤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결단의 막다른 골목을 만날지라도 통합의 리더가 되겠다는 그의 약속을 끝내 지키기를 바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음험한 테러세력과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가지고 있다. 어둠 속에 숨어서 테러를 획책하는 세력과의 싸움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적을 섬멸하려는 하드 파워만으로는 결코 테러리즘의 독버섯을 제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
지난 8년간의 시간은 알카에다와 그 외의 테러단체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미국의 무모한 전쟁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 속에서 테러단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카르타고는 고대 로마 제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적국이었다. 500년간 지속된 오랜 전쟁 끝에 승기를 잡은 로마는 카르타고를 완전히 섬멸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를 결사코 반대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로마군을 이끌던 스키피오 장군이었다. 간곡한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로마군에 의해 결국 불태워진 카르타고를 바라보며 스키피오 장군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력한 라이벌인 카르타고의 존재가 더욱 강력한 로마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스키피오 장군은 불타는 카르타고 속에서 불타는 로마의 환영을 보았다.
21세기 미국의 안전과 번영은 미국의 적들을 모조리 섬멸하는데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테러리스트 한 명을 잡는 동안 10명의 또 다른 테러리스트를 키워내는 어리석은 테러와의 전쟁은 이제 끝낼 때가 됐다.
힘의 유혹을 느낄 때 스키피오 장군의 눈물을 기억하시라. 오바마 대통령의 성공은 이 시대와 세계의 간곡한 요청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프트 파워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 한다
오늘 나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과 함께 바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하나님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 오바마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