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식 행보에 담긴 뜻 취임 축하 행사장으로 링컨기념관 선택 공장 근로자와 직접 대화…소통 노력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오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취임식 여정을 재현하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기차에 타고 워싱턴에 입성한 이후 첫 방문 장소로 국립묘지를 택한 것이다.
오바마는 이날 오후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축하행사에 참가해 시민들과 어울렸다. 대통령 취임식 위원회 대변인 린다 더글러스는 "미국민의 정신과 단합 가치를 상징하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라고 말했다. 취임식 위원회는 오바마의 뜻에 따라 취임식 초청장에 링컨의 사진과 일대기를 실었다.
오바마는 19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미국인들에게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선 기간동안 핵심 참모였던 데이비드 플루프는 오바마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을 맞아 봉사를 통해 나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인의 힘을 깨달아야 한다"며 봉사활동 참여를 호소하는 e-메일을 보냈다.
취임을 목전에 둔 오바마 당선인의 행보는 줄곧 통합에의 의지 그리고 동기 부여를 통한 국민들의 참여 확대라는 목표와 연결돼 있다. 일부에서 지나치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링컨 따라 하기'에 나서는 것도 지금이야말로 노예해방으로 미국 통합의 기초를 만든 링컨과 같은 대통령상이 필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오바마는 16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부시 대통령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견해를 달리하면서도 상대방을 정중하게 대우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적인 것"이라고 말한 것도 지금은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이 흑인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던 오바마 당선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미국 사회의 다양한 차이를 아우를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사회의 가장 큰 문제들은 경제와 관련돼 있다"며 "경제를 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인종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또 16일 오하이오주의 한 공장을 찾아 근로자들의 고통을 청취했듯이 취임 후에도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한 경제위기 해결방안을 찾는 한편 국민들에게도 고통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