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 달이 시작된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른을 넘긴 자녀를 둔 부모들은 벌써부터 자녀들과 '결혼'이라는 화제로 실랑이를 벌인다. 어서 시집 장가를 가서 가정을 꾸리라는 성화와 맘에 드는 상대를 만날 때까지는 결혼을 늦추겠다는 자녀들과의 대립은 이제는 '클래식 전쟁'이 되버렸다.
2001년 개봉해 전세계 독신 여성들의 찬사를 받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주인공인 브릿짓 존스를 살펴보자. 30대 초반의 나이에 허리 치수도 30을 넘는다. 거기다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산다.
하는 일마다 좌충우돌이고 그 나이 되도록 제대로 할 줄 아는 요리도 없다. 부모의 결혼 성화에 시달리던 브리짓은 마지 못해 새해 파티장에서 소꼽동무이자 인권변호사인 마크(콜린 퍼스)를 소개받는데 충격적인 소리를 듣고 만다.
마크가 그녀에 대해 '줄담배에 알코올 중독자'라고 욕하는 소리를 듣게 된 것. 실의에 빠진 브리짓은 새해부터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일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우선 살을 빼고 괜찮은 남자를 만나 데이트를 즐기되 술꾼과 일 중독자는 피한다. 연애가 능숙한 바람둥이 유부남 또한 절대 금물.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간절히 바라다보니 그의 인생에도 봄볕이 찾아든다. 자신이 다니던 출판사의 편집장 다니엘(휴 그랜트)과 사랑에 빠진 것.
거기다 마크와도 우연히 자주 마주치면서 브리짓은 삼각관계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하지만 모든 일이 갑자기 술술 잘 풀리면 한 번 쯤 의심해봐야 하는 법. 그녀가 거의 꿈을 이뤘다고 행복해 할 때 다니엘의 복잡한 여자관계가 드러난다. 영화 속 브리짓은 서른을 넘긴 나이와 떨어지는 외모 때문에 자신의 매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결혼이라는 경쟁에서 스스로를 낙오시킨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관심만 가져주면 마음을 빼앗기며 실수를 반복한다. 올해 서른이 된 커플들은 이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데 부지런하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최고의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고.
# 080925_테마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