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800년 전 지금의 페루 해안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2000년 이상 번창했던 아메리카 대륙의 초기 문명이 3천600년 전 자연재해로 멸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진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페루 해안 지대에서 고기잡이와 농사를 생업으로 삼고 돌 피라미드를 쌓았던 수페족이 3600년 전 갑자기 사라진 원인이 지진과 해일 모래폭풍 등 자연재해에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해안 농경사회는 2000년 동안이나 번창했으며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페족이 그물을 이용해 고기를 잡고 관개농법으로 과수와 목화 및 다양한 채소를 재배했으며 마야 문명에 수천년 앞서 돌로 피라미드를 쌓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지질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당시 대규모 지진 또는 잇단 지진이 일어나 벽과 바닥이 무너지고 주변 계곡의 나무 없는 경사면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데 이어 큰 홍수가 덮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엘니뇨 현상이 닥치면서 폭우가 쏟아져 관개시설이 파괴되고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 산처럼 쌓인 잔해들이 한때 풍요로웠던 만을 막아 버리면서 수페족의 주거지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 버리고 이들의 사회는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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