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소박한 듯하지만 표현은 세련됐다. 이야기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이야기에 대한 묘사가 그림을 그린 듯이 선명하게 눈 앞에 와 닿는다.
글에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에 대한 태도 그리고 이들을 표현한 작가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하씨는 “현대 물질문명은 인간에게 냉정과 비정을 부추기지만 인간은 여전히 뜨거운 심장을 가진 존재다. 차디찬 몸에 따뜻한 담요 한 장 덮어주고, 얼굴을 흥건히 적시는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 하나가 환자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살아 있는 동안에,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언제 마칠지 모르는 이 그레이스 피어리어드 동안에, 사랑하는 이들을 한 번이라도 더 다독여주자. 우리 서로 언제 헤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전했다.
박양근 문학평론가는 “작가의 감성적인 시선은 인간의 상처와 고통과 좌절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그 필체는 우아하고 고결하여 차라리 아플 정도다. 하지만 작가는 삶이란 죽음에 저항하는 것, 생명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 영성의 오디세이를 이 책에서 지켜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하정아 작가는 30여 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다가 간호대학을 졸업, 간호사로 10년 넘게 일했다. 1989년 ‘미주크리스천문학’과 1994년 ‘문학세계’를 통해 미주와 한국 문단에 각각 등단했다. 해외수필문학상, 구름카페 문학상, 미주펜문학상, 고원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간호수필집 ‘코드 블루’, 테마 에세이집 ‘꿈구는 물 백하’ 등 6권의 수필집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