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을 하시는 분들도 본이 아니게 융자가 힘들다면 “그럼 어떤 사람들이 융자받을 수 있는 건가요?”하면서 본이 아니게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모두가 답답한 상황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동안 정말 편하게 융자를 해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원래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시절에는 굶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 힘들기 때문일까? 사고 싶은 거 다 못산다고 투덜거리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집 모기지를 못 내서 고민할 때가 올 것이라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주에는 머리 아픈 융자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필자가 융자업무를 해 오면서 격은 일들을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이야기해 보려 한다.
모든 비즈니스가 다 같겠지만 융자업무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세일즈 업무이다. 일단 고객이 있어야 일이 생기고 일이 있어야 경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와 같은 융자전문인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최대한 편하게 신경 쓰이지 않도록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모두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필자도 그 기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에게 자동차를 팔았던 분에게 차 구입 후 수개월이 지나 어떤 문제로 전화를 했을 때 기억해 준다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기억하지 못하면 왠지 서운한 기분이 든다. 나의 고객들도 같은 마음이라 믿는다.
그러나 2~3년이 지나서 재융자 또는 다른 문제로 전화문의를 하면서 모든걸 기억해주기 바라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의 특징은 자신의 이름도 다 주지 않는다. 그냥 “2년 전에 융자받았던 Mrs.김 인데요” 당황스러워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면 짜증섞인 목소리로 “Centreville의 미세스 김 인데, 기억 못하시나 보죠?”하면서 살짝 언잖은 마음을 내 비춘다.
필자는 어떻게 해서든 아는 척이라도 해보려 “아, 네..안녕하셨어요?”하고 인사하지만 절대 알지 못한다. 필자가 2년 전의 Centreville에사는 Mrs.김의 융자를 생각보다 많이 했다는 것을 이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또 어떤 고객들은 전화를 못 받거나, 잠시 후 전화 드린다고 하면 또 마음이 상하시는 분들도 있다. 융자업무는 특정회사에 소속은 되어있으나 모든 서류작업이나 상담이나 또는 은행과의 관계를 본인이 직접 한다.
어떤 고객이 시간약속을 해서 사무실에 찾아와서 상담을 한다면 필자의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상담 중에 아무런 전화를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무실까지 시간을 내서 방문한 고객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구와의 상담은 중요하고 전화문의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모두 중요하지만 그 순간의 우선권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본의 아니게 같은 고객의 전화를 지속적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 기분이 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이런 일로 마음이 상한 필자의 고객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 드린다.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이지만 융자업무도 가장 힘든 것이 은행을 찾는 것도 많은 프로그램을 찾아내는 것도 서류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자신의 고객을 유치하고 그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다.
필자도 업무를 하면서 고객과의 문제가 생기면 항상 반성하고 “이렇게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저렇게 말해야겠구나” 하지만 같은 상황이 닥치면 버릇처럼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가장 큰 재산을 좌지우지하는 업무를 맡는 사람이 연락이 필요할 때 되지 않는다면 속이 탈 수 있겠지만 조금 더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