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하나의 티끌 작은 속에 우주를 머금었고 모든 티끌마다 우주가 가득하네.(의상대사 게송 청화대종사 번역.)
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는 속성은 김씨이고 일찍이 출가하여 수행하다가 당나라의 불교가 왕성함을 듣고 650년 청년의 나이에 원효와 함께 중국으로 구법차 가던 중에 요동에서 원효는 무덤 사이에서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유심(唯心) 즉 만법(萬法)은 오직 마음에 있다는 도리를 깨닫고 되돌아 왔으나 의상스님은 당나라에 가서 662년 종남산 지상사 지엄화상에게서 현수(顯首)와 함께 황엄경을 연구하여 드디어 불성을 체득하고 신라에 돌아왔다.
조그만 먼지 하나가 우주를 삼켰다. 그런데 무량무수로 많은 그 먼지 모두가 또한 그러하다.
이 말씀을 유물론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면 언어도단이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것이다. 먼지라고 하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금진(金塵)이나 전자 양성자 원자도 모두 먼지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러한 작은 알갱이들이 어떻게 우주를 삼켜버린단 말인가.
그러나 이것은 법계의 자연 순환 법칙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주의 생성소멸은 무에서 시작하여 인연 따라 만유가 존재하므로 시원으로부터 발흥의 원리를 분석하고 물질이 아닌 우주 법계의 진리가 먼지 하나의 속에도 담겨있고 또한 모든 먼지도 이와 같아서 먼지의 이치를 깨치면 우주의 이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무량겁(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크고 작고 멀고 가까움의 차이가 없는 이치와 방불한 것이다.
우주는 빈틈도 없이 불성으로 가득차 있는 것인데 만상이 불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도 너도 불성으로 되었다. 이 도리만 알면 지금 바로 부처인 것이다.
만약 불성(부처)을 증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도리를 확연히 믿어서 알기만 하면 이 깨침을 해오(解悟)라 한다.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셋 모두 차별이 없이 일미평등한 것이다.
인간이 일생동안 살아가면서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건강하고자 하나 병이 들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을 개체로서 분별해서 보기 때문이다.
너와 나를 부처로서 하나로 보고 화합을 하면 시비와 분쟁도 없어지는 것이다.
즉 우리의 본래 면목이 바로 아미타불이요 마음이 청정하면 현실 세계 그대로 극락세계이나 따로 구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실상의 본체를 여의치 않고 가행정진을 하게 되면 부처님의 광명 지혜가 바로 나타나고 업장이 녹아져서 그대로 정토요 매사 마음대로 여의주를 얻게 되는 것이다.
광명 앞에서는 칠흑 같은 어둠이 사라지고 진리 앞에서는 미혹과 질병이 없어지는 법이다. 불성을 바로 보아 정진을 하게 되면 억지로 구하지 않아도 얻어지고 건강과 행복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있지도 않은 것 잠시간 있는 듯하다가 없어지는 그 따위 물질 때문에 우주의 주인인 우리 마음을 상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항상 마음으로 만족함을 알고 천지 우주는 나와 더불어서 둘이 아닌 도리를 알면 이곳이 바로 극락정토인 것이다.
# 090324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