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비전(Vision)이나 꿈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대한 비전을 갖는 것이 위대한 과업을 성취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그래서 비전은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비전이 다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있다. 비전이 이루어지는 확률이 로토 당첨 확률보다 낮다고 생각되어서 그런지 비전을 가꾸어 가는 사람보다 로토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범죄 심리학에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 있다.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으로 유명한 필립 짐바르도교수가 1969년에 실행한 흥미로운 실험에서 시작된 이론이다. 실험의 내용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2대의 후드(Hood)를 열어둔 채 일주일 동안 방치해 두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자동차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아두었다. 일주일 후 깨진 창문의 작은 차이는 자동차의 보존 상태에 큰 차이를 나타냈다. 창문를 깨지 않은 자동차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창문이 깨진 자동차는 그렇지 않았다.
방치된지 10분만에 배터리를 도난 당하고 타이어도 잇따라 없어졌다. 일주일 후에는 완전히 폐차 상태로 고철이 되어있었다.
건물에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사람들이 건물의 다른 유리창도 깨고 나중에는 그 건물에서 절도나 강도 같은 중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미미한 사회악을 방치하면 중범도 쉽게 저지르는 심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세계적인 도시로 알려진 뉴욕은 1990년 중반까지도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강력범죄로 시달리고 있었다. 뉴욕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려고 역대 시장들은 무던히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였다. 1994년 뉴욕 시장에 당선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대대적인 범죄소탕을 시작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경찰을 증원하였다. 그리고 강도나 살인 마약관련 사건과 같은 강력범죄가 아닌 경범죄를 단속하였다. 자신이 취임 때 "빨간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면 강도도 막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지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줄리아니 시장이 취임시 2000건에 달하던 살인사건이 2001년 퇴임 시에는 650건를 넘지 않았고 줄리아니는 뉴욕을 안전한 도시로 만든 영웅이 되었다.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이 주신 위대한 비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작고 사소한 일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택시 운전사가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뉴욕 빈민촌에 위치한 메트로 교회의 빌 윌슨 목사는 자신의 저서인 "이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가?(Whose child is this?)"에서 자신은 하나님의 음성도 들어본 적이 없고 하나님이 환상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누군가 빈민촌에 버려진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필요를 보았기 때문에 어려운 지역에서 목회를 한다고 했다. 빌 윌슨 목사가 본 작은 필요가 2만명의 어린이들이 허름한 창고에서 예배드리는 메트로 교회로 출석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면 비전을 가져야 한다. 위대한 비전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희망을 준다.
비전은 고통을 잊게하는 진통제와 같다. 비전이 미래의 현실을 보는 능력인 동시에 현재의 필요를 보는 능력이다. 줄리아니 시장이 안전한 뉴욕도시를 꿈꾸며 현재 필요한 작은 법을 지키게 한 것 처럼 우리도 하나님이 주신 꿈을 꾸며 삶 속에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신실하게 대해야 한다.
하나님이 칭찬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사소한 일을 위대하게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찌어다." (마 25:23)
# 090324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