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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삶] 나도 한국야구처럼…

Los Angeles

2009.03.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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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훈/남가주 사랑의교회
나는 야구경기를 통해서 많은 기쁨과 감동을 누려왔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인 1982년은 야구팬으로서 잊을 수 없던 해였다.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했던 관계로 강남에 살았던 나는 직접 야구장을 찾아가 미국과 한국의 경기를 관람할 수가 있었고 지금은 감독인 선동렬선수가 미국의 타자들을 상대로 10개가 넘는 삼진아웃을 잡아내는 빼어난 피칭을 보며 감탄했었다.

서로 가장 좋은 기록을 가진 두 팀이 결승전을 치르게 되어 있었는데 그때 상대는 공교롭게도 일본이었다. 1-2로 지고 있었던 8회에 우리나라는 그라운드의 여우라고 소문난 김재박 선수의 일명 '개구리 번트'로 2-2동점을 만들었고 한대화 선수의 3점 홈런으로 8회가 시작하기 전 0-2로 지고있던 경기를 5-2 단숨에 역전하게 되어 한국이 처음으로 대회에서 우승하게 된다.

그때 얼마나 열광하고 난리를 쳤던지 아직도 그때의 감동이 생생하다. 마침 그해에 내가 응원하고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던 OB 베어즈가 원년 프로야구에서 우승을 하게 됨으로 나는 야구의 묘미에 빠져들게 되었다.

1991년에 나는 캐나다 토론토로 가게 되었다. 유학을 떠나면서도 드는 걱정이 아 거기 가면 어떻게 한국프로야구를 볼 수 있을까였다.

친구 얘기가 거기 가면 메이저 리그라는 야구가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는 곳 토론토를 연고지로 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야구팀의 광팬이 되었다. 1992년에는 블루제이스 야구팀이 팀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게 되었다.

그때의 분위기는 정말로 굉장했다. 토론토 모든 사람들이 다 길거리로 뛰쳐나오고 서로 포옹하고 교통은 마비가 되고 각 곳에서 폭죽을 터트리고…그런 모습은 처음 경험했었다. 1993년에는 또 토론토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해서 그 어렵다는 2회 연속 우승을했다. 이번에는 9회말 1아웃에 3점 홈런을 쳐서 역전승으로 이긴 경기였다.

나는 그 게임은 다 졌다고 생각을 하고 아 내일 있는 마지막 경기에서 결판이 나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역시 야구는 9회말 부터라는 말을 실감케하는 경기였다. 그날 나는 너무 기뻐서 친구 집에서 야구 이야기를 하며 밤 늦게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1999년에는 미국으로 오게 되었고 내가 사는 애나하임을 연고로 하는 에인젤스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 에인젤스팀은 2002년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를 우승하게 되었다.

그때도 여섯번째 게임에서 8회에 0-5로 지고 있다가 역전해서 6-5로 이기게 되었고 그 여세를 몰아 7차전 경기에서 승리해서 우승을 했다. 이 애나하임에 사는 사람들은 야구를 얘기하면 그때를 기억하며 아직도 즐거워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WBC에서 한국이 결승전을 올라갔을 때 이런 경험에 비추어보아 꼭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응원하는 팀들은 꼭 이렇게 역전의 드라마를 쓰면서 이기는 것을 경험한 그 기억이 생생해서 이번에도 아마 8회나 9회에 역전을 해서 우승을 하리라 믿었다.

정말 9회말에 한점에 그치지 않고 2점을 내서 정말 드라마같이 거기서 이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 아직도 생각을 한다. 김인식 감독님이 이날 저녁 잠을 주무시지 못하셨다는 것처럼 나도 너무 아쉬워서 게임 후에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잠도 한참동안 뒤척이며 잘 수 없었다.

2주동안 WBC야구를 지켜봤던 나에게 그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한번 해보자라는 자신감과 대한사람이라는 자랑스러움을 일깨워 주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던지. 내가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듯이 하나님께서 나를 하나님의 야구 선수로 자랑스러워 하셨으면 좋겠다.

때로는 내야 땅볼로 플라이로 삼진으로 병살로 아웃이 될 때도 있고 게임에 질 때도 있지만 이용규 선수처럼 몸에 공을 맞더라도 도루하다가 헬멧이 으스러질 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으로 하나님께 감동을 드리는 그분의 마음을 시원케하는 그런 삶을 살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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