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는 당나라 때의 명의 손사막이 주장한 ‘식료치병’이란 말을 인용하고 있다. 병을 다스릴 때엔 병의 근원을 알아내 우선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을 때 비로소 침, 뜸, 탕약으로 다스리라는 말이다.
한의학에서 최고의 약으로 치는 것은 매일 먹는 음식이다. 고려시대에는 상약국 상식국 제도가 있어 ‘식의’라는 직분이 있었다. 또 주나라 시대의 의료제도를 보면 의원 중에서 내과의가 더 높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식의가 가장 높임을 받았다.
식의는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했으며 병이 걸렸어도 먼저 섭생에 유의하여 음식으로 병을 다스렸다. 동의보감 잡병편 넷째권 내상에 보면 “이 세상 천지간에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오로지 음식 뿐이다.
음식물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그 성질이 편벽되지 않고 맛이 담백하여 몸을 보해 주며 신진대사를 올바르게 하여 주므로 아무리 오래 먹어도 물리는 일이 없다”고 나와 있다.
이와 같은 치병의 원리가 요즈음 의료계 일각에서 보급돼고 있으며 약을 처방하기에 앞서 식단을 처방해야 한다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옛날과 달라서 사람이 전염병 때문에 고생할 일은 적어졌으나 사람이 잘못해서 자업자득으로 생기는 ‘인조병(Man Made Disease)’이 늘고 있다. 인조병은 주로 중년 이후에 생기기 때문에 성인병이라고도 하는데 성인병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이 잘못된 식생활이라고 한다. 식생활을 개선하지 않고는 성인병을 피할 수가 없다.
현대과학이 성인병을 예방 혹은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려고 수없이 노력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의 개선이었다고 한다. 그 예로 미국에서도 골수암을 현미식을 주로하는 식이요법에 의해 완치시킨 사실이 화제가 됐던 일도 있었다.
음식은 생명을 유지 시켜주는 원천이다. 음식이 올바르지 못하면 병이 생기고 병이 생겼을지라도 음식을 바르게 고쳐주면 나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첫째도 식이요법, 둘째도 식이요법, 셋째도 식이요법 그리고 마지막이 침과 뜸, 약물요법이다. 이것이 식료치병의 원리이다.
# DC 강기성의 한방사랑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