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선박에서 생쥐들이 탈출하는가.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임원들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아치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GM 문제가 파산보호 신청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밥 러츠 부회장 등 6명의 임원은 8일 총 31만5000달러어치의 주식을 시장에서 팔았다. 일부 남은 보유 지분도 회사 내에서 현금화했다. 이날 GM 주가는 1.61달러였다.
60달러를 넘었던 9년 전에 비해 97%나 폭락했다. 파산보호에 들어갈 경우 이마저 건질 수 없게 되므로 GM 임원들이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보통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각은 제한되고 있다. 이에 대해 GM 측은 "공식적인 '거래 창구'를 통해 직접 파는 것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GM이 다음달 1일까지 정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앞서 3월 말 미국 재무부는 자금 지원을 요청한 GM에 두 달 안에 채무조정 협상을 마무리짓고 더 확실한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오라며 돌려보낸 바 있다.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채권단이다. 정부 지시대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하려면 채무를 주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채권단의 반응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주식 전환을 해줘도 어차피 정부나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선뜻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