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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잭슨은 맑고 순수한 사람'···'무주 투자 인연' 존 오 법무사

Los Angeles

2009.06.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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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같은 느낌이랄까 참 순진무구한 친구였어요."

가든그로브에서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존 오(한국명 태환)씨는 25일 심장마비로 급사한 마이클 잭슨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오씨는 (주)쌍방울개발 전무이사 시절 2박3일 동안 무주리조트를 방문한 잭슨을 접대하며 리조트 투자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눈 인연이 있다.

잭슨은 1997년 11월18일 예고없이 무주리조트를 찾았다. 당시 무주는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서고 있었다.

"무주 홍보 필름이 전세계에 뿌려졌지요. 그런데 마침 일본을 방문중이던 잭슨이 어디서 홍보물을 본 거예요. 나중에 들으니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느냐'며 '당장 가 보겠다'고 했다는 거죠. 참 즉흥적인 사람이죠?"

잭슨은 6명의 경호원과 리조트를 찾았다. 숙소는 호텔 '티롤'이었다.

수퍼스타였지만 잭슨은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고 한다. "알려진 대로 비빔밥을 좋아했어요. 한 번은 새벽에 일어나 비빔밥을 달라고 해 대기하던 요리사들이 만들어 준 기억이 납니다."

오씨는 잭슨이 '맑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인 동시에 어린 아이같았다고 전했다. "샤핑을 할 때도 마음에 드는 걸 보면 그냥 집어들고 가요. 계산은 경호원이 하고요."

케이블카를 타고 덕유산 향적봉 정상에 오른 잭슨은 넓은 평야를 내려 보며 기뻐 소리치고 춤을 췄다고 한다. "무주에 테마파크인 네버랜드를 짓겠다는 거예요. 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양해각서도 교환했지요. 쌍방울과 잭슨이 각 100만달러씩 내서 사업타당성 검토도 했습니다."

네버랜드 건립은 한국의 외환위기로 결국 무산됐다. 회사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오 전무는 잭슨측에 100만달러의 비용을 돌려줄 것을 부탁했다. "원래 안 줘도 그만인 돈이예요. 그런데 화끈하게 돌려줍디다. 당시엔 참 귀중한 돈이었지요."

오씨는 "아마 그처럼 천진한 사람도 다시 없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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