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독자 마당] 굿바이, 마이클

Los Angeles

2009.07.06 21:3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변준희/주부
너무나 갑작스런 죽음이어서 사망 소식을 듣는 순간 잠시 멍해졌다. 더구나 그의 나이가 벌써 오십이라니.

내게 마이클 잭슨은 아직도 198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 유명한 문워커춤을 추며 빌리진을 열창하는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나는 마이클 잭슨의 열혈팬은 아니었지만 잭슨과 관련된 추억이 꽤나 많다. 사실 80년대에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추억거리 한가지씩 없는 사람이 있을까?

초등학교 6학년때 당시 한창 유행했던 롤러스케이트에 재미를 붙여서 친구들과 매주말마다 소위 '로라장(롤러스케이트장)'을 다녔는데 정말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게되는 노래는 '빗 잇'(Beat it)과 '빌리 진'(Billie Jean)이었다.

잭슨은 노래도 잘하고 작곡도 잘했지만 무엇보다 춤이 또 압권이었다. 지금 봐도 전율이 일 정도로 현란한 문워커춤! 당시 학교에서 소풍가면 단골로 등장하는 게 마이클 잭슨 흉내내기였다. 장갑 한짝 흰 양말에 검은색 구두 발목이 보이는 검정색 8부 바지는 늘 필수아이템이었다. 마이클 잭슨은 팝스타를 넘어서서 80년대 대중 문화를 이끈 수퍼스타였다.

잭슨의 죽음은 8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한 세대를 풍미하는 진정한 스타의 사라짐을 의미하는 듯하다. 프레드 아스테어 엘비스 프레슬리 그리고 마이클 잭슨.

모두 천부적인 재능과 노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수퍼 스타들이다. 그러면 현재 이들을 대체할만한 스타가 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연일 타블로이드판을 장식하는 리얼리티쇼 스타들 셀레브리티들은 많아도 실력과 스타성 그리고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모두 갖고 있는 진정한 수퍼스타는 이제 더이상 없는 듯하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엘비스 프레슬리 마릴린 먼로 등 몇 세대가 거쳐야 나올법한 수퍼스타들은 다 오십을 못넘기고 저 세상으로 갔다. 그래서 팬들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젊은 모습만 기억하게 된다. 잭슨도 이제 '팝의 황제'로 언제까지나 우리에게 문워커를 추면서 빌리진을 부르는 모습으로 기억될 듯하다. 굿바이 마이클 그리고 80년대.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