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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메모하는 습관

Los Angeles

2009.07.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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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프리마 에스크로 대표
직업병일 수도 있고 습관이기도 한 것중의 하나는 필자의 메모하는 버릇이다. '마켓 리스트' '여행 목록' '연말 카드 리스트' '한 주간 해야할 일' '전화할 사람' '레서피' 등등.

집에서도 냉장고에 카운터에 심지어 욕실까지 붙여 놓은 메모지들로 가족들에게 원성을 들을 때도 있고 청소할 때마다 버릴 메모지 들여다 보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재미있는 것은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중요한 것에서 사소한 것까지 주위 사람들이 '쪼잔한(?)' 필자에게 문의를 한다는 것이다.

사업체이든 부동산이든 거의 모든 에스크로를 오픈할 때 셀러와 바이어에게 각각 체크 리스트를 제시하게 된다. 부동산 에이전트는 각 소속 부동산 회사마다 클로징까지 구비해야 하는 서류가 있는데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에스크로를 정확하게 클로징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서류가 완비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손님이나 에이전트마다 스타일이 다양하기 그지없다. 처음 계약서에서부터 '풀 세트'로 다시 복사하기를 원하는 분도 있는가 하면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지 혹은 빠진 것이 무엇인지 조차 잊는 분도 있다.

에스크로를 진행하는 중간에 처음 제시한 '필요 목록'이 예정대로 들어오지를 않아서 차질을 빚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별'표를 치고 하이라이트를 해도 안타깝게도 관심밖으로 밀리는 때에는 별 도리가 없다.

"깜박 잊었군요" "회계사에게 부탁했는데 왠일일까요"라는 애교섞인 멘트도 있지만 "들어본 적이 없는데…"라든지 "왜 이제껏…"이라고 반문하는 손님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 오피서들에게 위로할 말이 딱히 없다.

때로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서류도 있고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들도 있지만 시간상 가볍게 넘어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있고 부득이 전체 계약 기간을 넘겨야 하는 불상사도 일어난다.

자신의 재산과 관련된 일에 관심을 갖고 주어진 서류만 잘 준비해도 더없이 고마운 일이나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깨알같은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적은 낡은 수첩을 귀하게 보관하는 손님들을 만나면 예쁜 펜을 선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소셜 넘버에서부터 예전의 주소 모기지 넘버까지 빡빡하게 기입해 놓고 서류에 기입하는 모습은 참으로 존경스럽다. 쌀이 떨어져 시간을 내어 보러간 마켓에 정작 사야할 '쌀'만 빼고 카트 가득히 장을 보고 돌아온 기억이 없는 지 모두가 돌아볼 일이다.

메모를 함으로서 품목이 빠지는 일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되기에 사실 시간 절약이 많이 된다. 메모를 하는 습관으로 덕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메모를 하지 않으면 까맣게 잊을까 두려워지는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되었다.

▷문의: (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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