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성대결이 한창이다. 골프 얘기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부단장 킴 앙(Kim Ng) 얘기다.
올해로 39세인 앙은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여성 또 아시안으로는 메이저리그 단장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야구계 최초의 여성 야구 대통령'이 탄생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본지는 화제의 인물 앙 다저스 부단장과 4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동안 여성이 스포츠 구단주나 회장직에 오른 적은 있지만 친지의 후광 덕이 컸다. 인턴부터 하나씩 단계를 밟아 프런트 고위직에 오른 경우는 4대 프로스포츠(MLB NBA NFL NHL)를 통틀어 킴 앙 뿐이다. 그런 점에서 앙은 분명 특별한 존재다.
현재 메이저리그 단장에 올라있는 인물들을 보면 대다수가 백인 남성이다. 여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런데 5피트 2인치의 중국계 미국인 킴 앙이 그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가고 있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아시안으로서.
앙은 아시안-아메리칸 커뮤니티에선 이미 유명인사다. 많은 아시안과 여성들이 그녀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그는 밝혔다.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소수계가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그녀의 꿈은 역시 제네럴 매니저(GM) 단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앙은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못하다. 당장은 다저스가 21년만에 우승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며 팀 우승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후 스포츠의 팀 브라운 기자는 "버락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세계사를 새로 썼듯 앙이 단장이 된다면 메이저리그 105년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앙도 오바마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며 그의 얘기를 꺼냈다. "시카고에서 살았을 때 오바마와 열 블락도 안되는 아주 가까운 동네에 살았다. 참 우연이다"라며 웃었다.
양키스 시절에도 앙과 함께 일했던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지난 겨울 이번 봄과 여름에 그녀와 함께 일하면서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최초의 여성 단장을 이룰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킴이다. 야구계 뿐 아니라 여성 모두에게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앙은 단장직을 놓고 이미 두 차례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폴 디포데스타가 다저스에서 해고됐을 때 그리고 올해 시애틀에서 빌 바바시가 해고된 후 인터뷰를 가졌다. 결국 단장으로 채용되진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곧'이라는 말이 똑똑히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