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미 서부 지역 3000여개 맥도널드 매장에 커피를 공급하고 있는 원두커피 제조업체 '가비아나' 패밀리의 커피 공장이다.
24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가비아나 공장에서는 연간 3200만 파운드의 커피를 가공해낸다. 산더미 처럼 쌓인 커피 포대 뒤로는 4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기계들이 커피를 볶아 내기 위해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그 중심부에 마련된 연구실에선 첨단 장비를 동원 커피의 맛과 질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 곳에선 40여개 국가에서 건너 온 각종 커피가 최상의 맛을 찾아 내기 위한 실험대에 올라섰다.
맥도널드의 한 관계자는 "맥도널드 커피를 순식간에 세계 커피시장의 선두 주자로 올려 놓은 비밀이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 커피 전쟁은 뜨거웠다
"'별다방'(스타벅스)의 시대는 갔다. 이젠 '맥카페'의 시대가 온다."
올 상반기 전 세계의 이목은 '커피 전쟁'에 집중됐다. 커피의 '제왕' 스타벅스와 '맥카페'라는 브랜드로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맥도널드의 격돌이었다. 대부분이 시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타벅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 누구도 감자 튀김 냄새를 맡으며 프리미엄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5월 런칭한 맥도널드 커피 브랜드는 순식간에 1만 여 매장에 맥카페 에스프레소 머신을 세팅했다. 5월 런칭 첫 주에는 200만 컵의 프리미엄 커피를 팔아치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매주마다 무료로 커피를 배포하는 물량공세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초고속으로 길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면 스타벅스는 불황의 그늘을 이기지 못했다. 스탁벅스가 전국 900여개 매장 67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할 때 맥도널드는 2분기 세일즈 실적이 미국 내에서만 3.5% 전 세계적으로는 4.8% 성장했다.
여기에 맥카페가 큰 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맥도널드 랄프 알바레즈 회장에 따르면 맥카페 출시전인 2년 전과 비교할때 커피로 올리는 매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맥도널드 매상의 2%에서 5% 수준으로 급등했을 정도다.
◇ 가격 거품을 없앴다
“요즘 같은 불황에 맛 좋은 커피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데 맥카페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맥도널드 필드 체인 매니저인 마크 비얼은 지난 수십년간 맥도널드를 지탱해 온 ‘저렴한 가격’과 ‘간편함’이 맥카페에도 그대로 녹아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명처럼 맥카페의 친근한 저가 마케팅은 스타벅스를 이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악의 불황이라는 요즘 시기 스타벅스보다 30~60센트 저렴한 맥도널드 커피의 가격대는 ‘스타벅스가(Starbucks) 아니라 포벅스(Four-bucks·4달러)’라는 핀잔을 받는 경쟁사를 누를 수 있는 우월함을 지닐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표 참조>
스타벅스가 1.95달러 벤티 사이즈 아이스 커피를 출시하며 부랴부랴 맥카페의 저가 공세에 맞서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맥도널드는 1억 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 “맥카페야말로 맛과 질은 프리미엄급인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값은 더 저렴한 ‘현명한 선택’”이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준 결과, 그 어느때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