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카페의 핵심은 단 두가지입니다. 커피의 '질'과 맛의 '일관성'입니다." 맥도널드 커피 공급업체 '가비아나'의 버논 공장에서 만난 페드로 가비아나 회장은 맥카페의 인기비결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꼽았다. 전 세계 어느 맥도널드에 가도 똑같은 맛의 빅맥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일정한 수준과 일정한 맛의 커피로 '글로벌 커피 맛'을 구축해가는 전략이라는 것. "맥도널드의 기준은 엄격합니다. 엄청나게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너무나 많죠. 그 기준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은 언제나 큰 도전입니다." 가비아나 외에도 S&D 커피와 디스턴트 랜즈 커피가 미 중.동부에 맥카페용 커피를 공급하고 있지만 맥도널드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레시피'와 커피의 품질 로스트 상태 빛깔 향 포장 기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은 '맥카페' 맛을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가비아나를 비롯한 커피 공급업체들은 수많은 테스트를 반복한다. 컨테이너에서 갓 내린 커피를 무작위로 오픈해 푸른빛이 생생한 커피 열매의 상태부터 검열을 시작해 열매를 고르고 볶고 포장하는 과정마다 끊임없이 맥도널드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체크한다. 공장 설비나 내부의 온도 등까지 고려해 가장 균일한 맛의 커피를 가공해 낼 수 있는 환경을 연구하는데도 총력을 기울인다. 커피 퀄리티 인스티튜트 과정을 수료한 시음 전문가들을 통해 최종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소비자들을 맥카페로 돌아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커피의 맛입니다. 얼마나 오랜 기간 동일한 질과 수준을 유지하는가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로 이어지죠. 맥도널드는 그 어느 기업보다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맥카페가 성공한 이유입니다." 이경민 기자
2009.08.07. 20:55
바로 미 서부 지역 3000여개 맥도널드 매장에 커피를 공급하고 있는 원두커피 제조업체 '가비아나' 패밀리의 커피 공장이다. 24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가비아나 공장에서는 연간 3200만 파운드의 커피를 가공해낸다. 산더미 처럼 쌓인 커피 포대 뒤로는 4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기계들이 커피를 볶아 내기 위해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그 중심부에 마련된 연구실에선 첨단 장비를 동원 커피의 맛과 질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 곳에선 40여개 국가에서 건너 온 각종 커피가 최상의 맛을 찾아 내기 위한 실험대에 올라섰다. 맥도널드의 한 관계자는 "맥도널드 커피를 순식간에 세계 커피시장의 선두 주자로 올려 놓은 비밀이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 커피 전쟁은 뜨거웠다 "'별다방'(스타벅스)의 시대는 갔다. 이젠 '맥카페'의 시대가 온다." 올 상반기 전 세계의 이목은 '커피 전쟁'에 집중됐다. 커피의 '제왕' 스타벅스와 '맥카페'라는 브랜드로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맥도널드의 격돌이었다. 대부분이 시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타벅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 누구도 감자 튀김 냄새를 맡으며 프리미엄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5월 런칭한 맥도널드 커피 브랜드는 순식간에 1만 여 매장에 맥카페 에스프레소 머신을 세팅했다. 5월 런칭 첫 주에는 200만 컵의 프리미엄 커피를 팔아치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매주마다 무료로 커피를 배포하는 물량공세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초고속으로 길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면 스타벅스는 불황의 그늘을 이기지 못했다. 스탁벅스가 전국 900여개 매장 67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할 때 맥도널드는 2분기 세일즈 실적이 미국 내에서만 3.5% 전 세계적으로는 4.8% 성장했다. 여기에 맥카페가 큰 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맥도널드 랄프 알바레즈 회장에 따르면 맥카페 출시전인 2년 전과 비교할때 커피로 올리는 매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맥도널드 매상의 2%에서 5% 수준으로 급등했을 정도다. ◇ 가격 거품을 없앴다 “요즘 같은 불황에 맛 좋은 커피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데 맥카페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맥도널드 필드 체인 매니저인 마크 비얼은 지난 수십년간 맥도널드를 지탱해 온 ‘저렴한 가격’과 ‘간편함’이 맥카페에도 그대로 녹아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명처럼 맥카페의 친근한 저가 마케팅은 스타벅스를 이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악의 불황이라는 요즘 시기 스타벅스보다 30~60센트 저렴한 맥도널드 커피의 가격대는 ‘스타벅스가(Starbucks) 아니라 포벅스(Four-bucks·4달러)’라는 핀잔을 받는 경쟁사를 누를 수 있는 우월함을 지닐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표 참조> 스타벅스가 1.95달러 벤티 사이즈 아이스 커피를 출시하며 부랴부랴 맥카페의 저가 공세에 맞서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맥도널드는 1억 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 “맥카페야말로 맛과 질은 프리미엄급인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값은 더 저렴한 ‘현명한 선택’”이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준 결과, 그 어느때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었던 것이다. 〈버논=글.이경민 기자 사진.신현식 기자>
2009.08.07.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