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병세가 '횡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연세의료원의 박창일 원장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현재 약물로 유지하고 있으며 김 전 대통령의 병세는 횡보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횡보상태'는 "병이 어느 쪽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풀이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의료진에 따르면 어제 위급한 상황에 비해 안정을 되찾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의식은 있는데 치료성 호흡기를 끼고 안정제를 투여하고 있어 잠을 자고 있는 상태"라며 "기관지에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어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의료진은 알아들을 수 있다고도 하더라"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인 9일 자정 무렵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크게 위중한 상태까지 악화됐으나 고비를 넘기고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악화와 안정을 반복하자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DJ의 세 아들 그리고 동교동계 등 측근들은 병원에 머물고 있다.
한편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침통한 표정으로 병원을 찾아 DJ의 쾌유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