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무더위 날려버린 양용은 우승

New York

2009.08.17 16:1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양용은 선수가 미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정상에 우뚝섰다.

철옹성 같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PGA챔피언십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기적에 가까운 드라마였다.

아무도 양용은의 우승을 예견하지 못했었기에 그의 우승이 안겨준 감동과 충격은 더 컸다. 한여름 무더위를 싹 가시게 만든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간 최경주, 앤서니 김 같은 선수들이 여러차례 PGA대회 우승을 한 적이 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의 벽은 너무 높고 멀었다.

워낙 출중한 스타들이 우글대기 때문에 상위권에 이름 올리기도 어려웠다. 지난 2004년 마스터즈대회에서 최경주 선수가 3위를 한 것이 최고기록이었다.

때문에 아시안 선수로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개가는 양용은 선수 개인에게도 최고의 영광이지만 한인들에게도 큰 용기와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아울러 경기 침체로 인해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던 한인들에게 커다란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양용은 선수가 던져준 가장 큰 교훈은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투혼이다.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갈때 그는 타이거 우즈에 2타차 2위. 3라운드에 선두를 점한 타이거 우즈는 단 한 번도 역전을 허락 한 적이 없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더우기 몇 타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라운드에 판세를 뒤집고 우승하는 게 다반사인 역전의 명수이기에 아무도 양용은의 우승을 내다보지 못했다.

양용은은 그러나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판세를 뒤집었다. 자신감 넘치는 스윙과 퍼팅으로 거뜬하게 호랑이를 잡은 것이다.

다른 선수들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는 그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경기를 펼친 끝에 타이거를 잡고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간 한국 선수들이 초반에 강세를 보이다가 막판으로 갈수록 뒤로 밀리는 뒷심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말끔히 씼어낸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양용은이 보여준 침착함과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은 큰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불가능은 없다’ ‘하면 된다’ 는 지극히 평범한 교훈을 실천해 냈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와 양용은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는 비단 스포츠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두고 두고 귀감으로 삼아야 할 명승부 명장면이었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