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이 16일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뜬금없이 최경주가 '머쓱'하게 됐다.
17일 한국의 법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경주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2~6.05%의 보너스금리를 제공하는 '알바트로스 정기예금'을 내놓자 "한국에서 메이저대회에 우승할 선수는 나 밖에 없다"며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냈다.
초상사용권이라고 번역되는 퍼블리시티권은 특정인이 자기 이름과 초상을 상업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인 권리를 말하는데 미국에서는 순수한 재산권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인정 여부가 아직 판례로 정착돼 있지 않다.
최경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출시될 당시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는 자신밖에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메이저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건 2004년 매스터스대회 3위에 오른 자신이라는 것이다.
아시아 선수로 범위를 넓혀봐도 후안루량(대만)이 1971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 아오키 이사오(일본)가 1980년 US오픈에서 2위 천제충(대만)이 1985년 US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게 전부였을 정도로 4대 메이저 대회의 벽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에게 높았던 게 사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알바트로스 예금이 출시될 당시 일부 언론은 이 상품을 소개하는 기사를 쓰며 최경주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선고를 하기 전 양 당사자에 1천만원에 합의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최경주와 우리은행이 이를 모두 받아들임으로써 사건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우승 선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보였던 최경주를 제치고 양용은이 우승을 했으니 최경주로선 뒷머리를 긁적일 수 밖에 없게 됐다.
# 양용은 우승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