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의 변신이 눈부시다. 부시다 못해 아주 시릴 정도다. 시즌 내내 다저스에 눌리는 듯 하던 에인절스가 이젠 LA 야구의 맹주이자 메이저리그의 진기록 팀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에인절스는 18일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서 인상적인 기록을 세웠다. 5회 마이크 나폴리가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선발타자 9명 전원이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들 9명 타자는 이날로 적어도 227타수 이상을 마크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기록을 전문으로 하는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200타수 이상을 기록한 선발 라인업의 타자 전원이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30년 뉴욕 자이언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처음이었다.
진기록을 세운 에인절스 선수들도 난생 처음보는 신기한 전광판이었다. 톱타자 션 피긴스는 "한 팀에서 3할 타자가 서너명만 있어도 공격력이 막강한 팀으로 꼽히는 데 어떻게 우리 팀은 타자 전원이 3할을 기록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황당해 했을 정도였다.
5-4로 신승한 이날 에인절스는 22살의 선발투수 트레버 벨이 빅리그 첫 승을 신고했고 마무리 브라이언 푸엔테스도 35세이브를 올리는 경사가 겹쳤다.
에인절스는 올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다. 투수진이 붕괴하고 중심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것 같지 않았다. 지난 17일까지 치러진 성적 중 초반 58경기와 나중 58경기를 비교해 보면 에인절스가 얼마나 달라졌는 지를 금방 알 수 있다.〈표 참조>
초반 58경기에서 에인절스는 29승29패로 반타작 승률에 그쳤다. 그러던 차에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토리 헌터 켄드리 모랄레스 등이 가세하고 불을 뿜으면서 에인절스는 거침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후반 58경기에서 에인절스는 팀타율 3할8리에 90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무려 42승16패를 올렸다. 투수력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변화된 공격력으로 에인절스는 순식간에 '돌풍의 팀' 다저스마저 뛰어 넘어 이젠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에인절스는 19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선발 제러드 위버의 완봉투로 3-0의 완승을 거뒀다. 위버는 9이닝을 7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3승(4패)째를 챙겼다. 이날 타선엔 나폴리(0.298)와 하위 켄드릭(0.274)이 끼어드는 바람에 전원 3할 타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에인절스는 이날 승리까지 최근 5연승을 달렸고 시즌 73승4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1위 양키스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의 승률을 마크했다.